대우조선해양 매각을 두고 산업은행과 한화그룹의 지루한 ‘공 떠넘기기’가 조만간 끝날지에 재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산은과 한화 양측의 입장이 팽팽히 맞서면서 대우조선 매각 작업이 결국 무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8일 금융 및 산업계에 따르면 산은은 최근 대우조선 매각과 관련해 우선협상대상자인 한화측에 제시한 자산 매입 방안이 거부될 경우 인수 의지가 없는 것으로 보고 ‘매도인 권리’를 행사하겠다고 최후 통첩을 전했다.

산은은 한화의 대우조선 인수자금 조달을 돕기 위해 기관투자가와 함께 출자해 사모투자펀드(PEF)를 조성키로 하고 한화의 반응을 기다리고 있다. 산은이 출자해 PEF를 만들어 한화로부터 계열분리된 자산을 매입해주면,한화는 자산매각 대금을 받아 산은에 대우조선 인수대금으로 지급하는 형태다.

산은은 또 싼 값에 자산을 매각했다는 우려를 없애주기 위해 PEF가 3~5년 후 자산을 되팔아 남는 수익을 한화에 돌려주는 방안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산은이 고심 끝에 내놓은 마지막 카드가 바로 PEF 조성을 통한 자산 매입 방안인 셈이다.

이제 공은 다시 한화로 넘어갔다. 한화가 산은의 제안을 수용할지 여부에 따라 대우조선 매각 여부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그동안 한화는 6조4000억원대의 대우조선 인수자금 중 절반 정도는 갤러리아백화점,한화리조트 등의 자산 매각을 통해 조달할 계획이었다. 이후 추가 자산 매각에 대해서는 난색을 표해왔다.

하지만 한화는 이번 산은의 제안을 놓고 진지하게 검토할 수 밖에 없는 처지가 됐다. 최근 공을 서로 떠넘기며 줄다리기를 해왔지만,산은 측이 PEF 조성을 통한 자산 매입 카드를 들고나오며 매도인 권리 행사라는 배수진을 치고 있기 때문이다.

한화 관계자는 “일단 산은의 제안과 관려해 진지하게 검토하고 있다”며 “회의를 거쳐 조만간 입장을 정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한화 역시 시간을 끌어봤자 인수자금 조달 방안이나 납입시기 여건에 큰 변화가 없기 때문에 조만간 본계약 여부에 대한 결판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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