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니의 '자존심 회복'이냐,마이크로소프트(MS)의 '굳히기'냐.비디오 게임기 성수기인 겨울방학을 앞두고 소니와 MS의 경쟁이 달아오르고 있다.

양사는 최근 가격을 낮춘 차세대 게임기를 앞다퉈 내놓았다.

소니가 30만원대 '플레이스테이션3(PS3)'을 내놓자 MS는 20만원대 '엑스박스360'으로 맞섰다.

게임 타이틀 경쟁도 뜨겁다.

두 회사는 지금까지 발매한 타이틀을 모두 더한 것보다 많은 60여종의 타이틀을 내년 1월까지 내놓을 예정이다.

국내 비디오 게임기 시장에서 1인자는 소니다.

시장점유율이 90%나 된다.

MS의 점유율은 10%에 불과하다.

하지만 차세대 게임기에서는 정반대다.

제품을 먼저 내놓은 MS의 점유율이 80%를 넘는다.

MS는 지난해 초 엑스박스360을 내놓아 15만대나 팔았다.

발매 5개월째를 맞은 PS3 판매량은 2만여대에 머물고 있다.

게임 타이틀 역시 먼저 나온 엑스박스360이 더 많다.

소니컴퓨터엔터테인먼트코리아(SCEK)는 자존심을 되찾기 위해 지난 11일 '비장의 무기'를 내놓았다.

기존 제품보다 값이 17만원이나 싼 34만8000원짜리 PS3를 발매한 것.소니는 가격을 낮추기 위해 80기가바이트(GB)인 하드디스크 용량을 절반인 40GB로 축소했고 주변기기를 연결하는 데 필요한 USB 포트도 4개에서 2개로 줄였다.

그래도 소니의 자랑거리인 블루레이(차세대 DVD)와 풀 HD 지원,인터넷 접속 등의 기능은 살렸다.

회사 측은 "블루레이 재생과 온라인게임 플레이가 가능해 실속이 있다"고 설명했다.

흰색 색상도 추가했다.

타이틀 공세도 펼치고 있다.

지난달까지 타이틀 32개를 선보였고 연말까지 '월드 축구 위닝일레븐 2008' 등 24종의 타이틀을 줄줄이 내놓을 예정이다.

한국MS는 소니의 가격 공세에 정면으로 맞섰다.

지난 24일 기존 제품보다 10만원이나 저렴한 '엑스박스360 아케이드 콘솔'을 29만9000원에 내놓았다.

MS는 가격을 낮추기 위해 엑스박스360에 달린 20GB 용량의 하드디스크를 없앴다.

그 대신 아케이드 게임을 게임기에 내장하고 게임 파일 저장용으로 256메가바이트(MB) 메모리카드를 기본으로 제공하고 있다.

MS 측은 문제될 게 없다고 설명한다.

한국MS 마케팅팀 조혁 부장은 "하드디스크 용량 20기가를 모두 사용하는 게이머는 드물다"고 말했다.

MS는 하드디스크가 없는 단점을 타이틀 물량공세로 보완할 계획이다.

내년 1월까지 '로스트오디세이''닌자가이덴2' 등 대작을 포함해 타이틀 40종을 내놓기로 했다.

이는 올 한해 내놓은 타이틀 30여종보다 많은 수치다.

소니와 MS가 가격을 낮추고 타이틀을 늘리며 경쟁하는 것은 겨울방학이 비디오 게임기 연간 판매량의 절반을 차지하는 성수기이기 때문이다.

내년 봄께 출시될 닌텐도 게임기 '위(Wii)'를 견제하려는 속셈도 깔려 있다.

미국 일본 등지에서 돌풍을 일으킨 위가 나오기 전에 비디오 게임기 시장을 장악하겠다는 전략인 셈이다.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