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가 30일 주식거래세를 거래금액의 0.1%에서 0.3%로 전격 인상,중국 증시가 폭락했다.

이날 상하이 종합주가지수는 전날보다 6.5% 급락한 4053.09에 마감됐다.

이는 은행 차입금에 의한 투기 단속 조치로 종합주가지수가 9.2% 급락한 지난 2월27일 이후 가장 큰 폭이다. 외국인을 위한 상하이 B주 지수도 9.01% 떨어졌다.

위안화는 기준환율이 달러당 7.6488위안을 기록하면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상하이 증시 급락으로 일본의 닛케이 평균주가는 0.48%,홍콩의 항셍지수도 1.16% 떨어지는 등 아시아 증시가 약세를 보였지만 서울 증시는 강세를 이어갔다. 코스피지수는 상하이 증시 급락의 영향으로 한때 23포인트까지 떨어졌지만 후장 들어 개인 매수세가 뒷받침돼 전날보다 0.06% 오른 1662.72로 마감,사흘 연속 최고치를 이어갔다. 코스닥도 0.11% 상승했다.

중국의 거래세 인상은 주식 투자자를 직접 겨냥한 정책이라는 점에서 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했다.

금리 인상이나 은행 지급준비율 인상 등 공개시장 정책보다 단기적 효과는 컸다.

당장 최근 시장을 뜨겁게 달구고 있는 데이 트레이더(day-trader)들의 매매를 줄여 전반적인 거래 위축을 불러올 것으로 보인다.

주식투자자인 시예화씨(29)는 "모든 사람들이 주식투자만 이야기하는 지금의 상황은 분명 문제가 있다"며 "정부가 주식시장을 위험하다고 보고 있어 다른 조치가 나오기 전에 일단 주식을 팔아야 할지 고민"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중국 증시가 단기적으로 약세를 보일 것이라는 데는 의견을 같이하고 있다.

조정의 폭과 기간에 대해선 신중한 입장이다.

중국 정부가 과열 억제 정책을 지속적으로 펼 것이라는 게 최대 악재이긴 하다.

그러나 시장의 펀더멘털 자체는 지속적으로 호전되고 있다는 점에서 쉽게 방향을 예측하기 어렵다는 것.특히 개인투자자들의 유동성이 계속 유입되고 있다는 점이 주목을 끌고 있다.

금리와 지급준비율이 동시에 인상된 뒤 주춤하는 듯했던 신규 계좌 개설 수는 최근 다시 증가세다.

지난 28일엔 하루 기준 사상 최대 규모인 38만여개가 개설되며 증시 인구가 1억명을 돌파했다.

또 중국 발전개혁위원회가 이날 올해 무역흑자 전망치를 작년보다 80% 이상 늘어난 2700억달러로 예상하는 등 경제 전반의 호조세도 이어지고 있다.

한화증권 상하이지점 최영진 소장은 "정부의 과열증시 억제에 대한 의지를 시장 참여자들이 어느 정도 무게로 받아들이느냐가 조정의 폭을 결정할 것"이라며 "개인투자자들의 증시 유입 속도를 볼 때 하락폭이 아무리 크다고 해도 15% 정도 안에서 마무리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관춘증권 리우보 사장도 "정부의 거래세 인상은 증시를 누르겠다는 게 아니라 데이트레이더들의 투기적 거래를 차단하겠다는 것"이라며 "상승 속도를 완만하게 만들어 시장을 안정시키려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는 만큼 너무 예민하게 받아들일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현대증권 상하이지점 최정희 과장은 "그동안 주가가 오르기만 해서 투자자들이 차익 실현의 기회를 갖지 못했고 이게 시장에 큰 부담으로 남아 있다"며 "거래세 인상을 계기로 증시가 조정다운 조정을 받아야 추가 상승 에너지를 얻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작년 130% 상승한 데 이어 올 들어서도 60% 가까운 급등세를 보이며 끊임없는 버블 논란을 낳고 있다.

베이징=조주현 특파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