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의 혼다'를 상징하는 프리미엄 세단 레전드(LEGEND)가 한국에 상륙했다.

미국 시장에서는 이미 혼다의 프리미엄 브랜드인 어큐라(Acura)RL로 출시돼 널리 알려진 모델이다.

레전드라는 이름은 혼다의 정신과 기술력이 '전설'처럼 오래도록 남을 수 있기를 바라는 뜻에서 붙여졌다.

국내에 선보인 모델은 제4세대로 성능이 한층 업그레이드됐다.

우선 날렵한 스포츠카를 연상시키는 앞모습이 시선을 붙든다.

공기저항을 줄이기 위해 바람을 가르는 에어로다이내믹(Aerodynamic) 디자인을 채택한 레전드는 와이퍼까지 안쪽으로 숨기는 정성을 들였다.

앞면과 달리 뒷모습은 고급스럽게 마무리했다.

운전석에 앉았다.

시트가 부드럽다.

푹신한 느낌을 주도록 만들어져 마치 소파에 앉은 느낌이다.

센터페시아에 위치한 각종 버튼 배치가 고급 오디오를 보는 듯한 느낌을 준다.

대시보드 상단에는 모니터가 있고 그 위쪽으로 현재 시간과 오디오 상태를 표시하는 디지털 화면을 별도로 배치한 점도 참신했다.

시동을 걸었다.

역시 기대했던 대로 정숙하다.

고속 주행 중에도 엔진음 외에 다른 소리는 거의 들리지 않았다.

시끄러운 헬기나 잠수함에 적용되는 소음 제거 시스템(ANC)을 채택한 덕분이라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초소형 마이크로폰이 엔진이나 외부에서 내부로 침투하는 소음과 반대되는 주파수 대역의 파장을 발생시켜 소음을 상쇄시킨다고 한다.

다음은 주행성능을 시험해볼 차례.올림픽도로를 타고 김포공항 방면으로 달렸다.

순간 가속력이 수준급이다.

고회전에서 더욱 진가를 발휘하는 혼다 엔진답게 가속페달을 밟자 박진감있게 치고 나간다.

레전드에 장착된 3500cc급 V6엔진은 295마력(6200rpm)의 최고출력을 발휘한다.

프레임과 보디를 다양한 경량합금 소재로 만들어 구형 모델에 비해 차량 무게를 8%가량 줄인 점도 가속력을 높이는 데 한 몫 했다.

특히 코너링 실력은 레전드의 백미로 꼽힐만했다.

급커브길에서도 네개의 바퀴는 지면을 놓치지 않고 코너를 공략했다.

시속 100㎞ 이상에서도 전혀 쏠림현상 없이 안정적이었다.

세계 최초의 4륜 구동력 자유제어 시스템인 'SH-AWD(Super Handling All Wheel Drive)' 시스템 덕분이다.

앞뒤 바퀴의 구동력 배분은 물론 뒷바퀴에 걸리는 구동력을 좌우로 모두 이동시킬 수 있어 노면 상태에 따라 최적의 주행성능을 발휘한다.

계기판에 설치된 디스플레이 창을 통해 SH-AWD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할 수도 있다.

상대 물체와의 거리를 측정해 다양한 경고음을 내는 4개의 백업 센서와 리어 뷰 모니터를 장착,안정성을 높였다.

빗물의 양을 감지해 와이퍼의 작동 속도를 자동으로 조절하는 레인센서도 갖췄다.

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