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컨설팅업체 인베스투스글로벌의 김재록 전 회장(46·현 고문)은 금융권은 물론 정치권 인사들과도 가까워 '금융계의 마당발'로 불린다. 김씨는 1990년대 중반 당시 신한국당 대선주자였던 이한동 의원의 정치특보를 지냈으며 1997년 대통령 선거 때 김대중 후보의 전략기획특보를 맡으면서 정·관계 인사들과 친분을 쌓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김씨는 외환위기 시절인 1997년 미국계 컨설팅 회사 아더앤더슨 한국지사장으로 취임한 뒤 김대중 정부의 각종 금융 구조조정에 깊숙이 개입했으며,이 과정에서 경제부처 및 금융계 고위 인사들과 안면을 익힌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 인맥으로는 오호수 전 한국증권업협회장이 가장 눈에 띈다. 오씨는 김씨가 회장으로 있던 CLSA 인베스투스 글로벌사의 고문으로 있다가 얼마 전 김씨가 비상임 고문으로 물러나면서 이 회사 회장 자리에 올랐다. 김씨 인맥의 주류를 이루는 것은 이른바 '이헌재 사단'.대부분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가 외환위기 이후 금융감독위원장 겸 금융감독원장으로서 금융·기업 구조조정을 진두지휘할 때 인연을 맺었던 인물들이 주축을 이루고 있다. 황영기 우리금융 회장,이덕훈 전 우리은행장,이강원 전 외환은행장 등이 주요 멤버들이다. 황 회장과 이강원 전 외환은행장은 2001년 이후 각각 삼성증권 사장과 LG투신운용사장으로 일하며 오 전 협회장을 통해 이 부총리와 가까워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황 회장은 우리금융지주 인수를 추진한 '이헌재 펀드'에도 깊숙이 간여했다. 법조계에서는 신영무 법무법인 세종 대표가 김씨와 막역한 사이다. 김씨는 또 한화기획 대표이사,기아경제연구소 홍보기획이사 등의 업계와는 이런저런 인연을 맺고 있다. 검찰이 현대기아차 계열사로부터 비자금을 받았다며 로비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것도 김씨의 광범위한 재계 네트워크를 재확인해주고 있다. 김병일 기자 kb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