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 지역과 비(非)강남 지역 간 소득.학력.생활수준 등 격차가 여전히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는 지난해 10월 한달간 서울 거주 15세 이상 시민 5만여명(2만여 가구)과 5천여개 사업체를 방문, 설문조사한 `2004 서울서베이' 결과를 13일 발표했다. 이 조사는 지역별 편차를 파악하기 위해 서울시 전체를 ▲도심권(종로.중구.용산) ▲동북권(성동.광진.동대문.중랑.성북.강북.도봉.노원) ▲동남권(서초.강남.송파.강동) ▲서북권(은평.서대문.마포) ▲서남권(양천.강서.구로.금천.영등포.동작.관악) 등 5개 권역으로 나눠 진행했다. 가구주가 4년제 대졸 이상인 비율을 보면 동남권이 36.1%로 가장 높았고 그 다음은 서남권(24.8%), 도심권(22.6%), 동북권(22.3%), 서북권(21.1%) 순이었다. 이같은 학력 차이는 소득 격차로 계승돼, 월소득 400만원 이상 가구 비율도 동남권이 타권역의 두배 수준인 20.1%로 수위에 올랐고 이어 도심권.서남권(10.5%), 동북권(8.8%), 서북권(8.7%) 순이었다. 아파트에 사는 가구 비율도 동남권(51.8%)-동북권(40.0%)-서남권(38.0%)-도심권(25.5%)-서북권(20.7%) 순으로 나타났다. 동남권은 또 사교육비 비중이나 개인용 컴퓨터(PC) 보유율에서도 각각 16.0%, 91.2%로 1위에 올라 가장 낮은 도심권(11.4%, 82.5%)과 큰 차이를 보였다. 컴퓨터나 인터넷 활용 능력, 영어 구사력에서도 동남권 거주자들은 타 권역을 크게 앞질렀다. 이처럼 풍요로운 물적 기반은 삶의 질 만족도에 반영돼, 주거환경이나 교육환경에 대한 만족도에서도 동남권이 10점 만점에 각각 6.1점, 5.9점으로 가장 높았다. 자기개발에 대한 노력도 동남권 주민들이 가장 많이 기울여, 건강 관리를 하지 않는다 비율(15.2%)과 흡연율(21.2%)이 가장 낮은 반면 미술관이나 공연장, 영화관, 스포츠 경기장 등을 찾는 문화소비 수준은 타 지역을 압도했다. 건강 관리를 하지 않고 담배를 가장 많이 피우면서 문화소비 수준이 가장 낮은 지역은 동북권이었다. 건강, 재정, 친구관계 등에 대한 체감 행복지수는 권역별로 6.3∼6.6점(10점 만점)의 분포를 보여 큰 편차가 없었다. 하지만 행복지수에서 동남권(6.5점)보다 도심권(6.6점)이 더 높게 나타나, 객관적 삶의 수준이 주관적인 행복감과 정비례하지는 않음을 보여줬다. `가난은 사회제도의 문제'라는 사회적 인식 비율은 권역별로 비슷하게 나타난 데 반해 `노인 복지를 위해 세금을 늘려야한다'는 명제에 대해선 동남권이 5.6점으로 가장 높은 지지율을 보였고, 서북권이 5.1점으로 가장 낮았다. 서북권은 그러나 자원봉사 활동 비율에서는 2위인 동남권(16.7%)을 제치고 1위(17.3%)에 올랐다. 동남권은 이밖에도 예산 규모나 사설학원 수, 교육재정 지원액, 고졸생의 대학 진학률, 아파트 분포 비율, 평당 아파트 가격 등에서도 1위에 올랐다. 다만 평당 아파트 가격의 지난 1년간 하락폭은 동남권이 가장 컸다. (서울=연합뉴스) 정성호 기자 sisyph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