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22일 발표한 '협력업체 상생(相生)방안'은 정예 협력업체의 육성과 글로벌 일류기업 구현을 동일시하는 전략에서 나온 것으로 풀이된다. 이학수 삼성 구조조정본부장은 "삼성이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을 거듭하고 있지만 협력사들이 뒤를 받쳐주지 못하면 소용이 없다"고 강조했다. 탄탄한 자금력과 기술력으로 무장한 협력업체들을 동반하지 않고선 삼성의 글로벌 전략 자체가 한계를 띨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삼성은 이에 따라 자금뿐 아니라 기술 인력을 망라하는 전방위 지원에 나설 계획이다. 우선 1차 협력업체 1천여곳의 35% 정도인 3백50여개 업체를 선정,무이자로 시설자금을 빌려주기로 했다. 원금상환 조건도 5년거치 5년분할이어서 사실상 향후 5년간은 자금부담 없이 투자할 수 있도록 했다. 주목할 점은 지원대상이 정보기술(IT)과 같은 첨단업종이 아니라 사출 성형 등과 같은 1차 기술로 정해졌다는 점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조립기술이나 소프트웨어 기술보다는 취약한 기초 기술이 완제품의 품질에 걸림돌이 된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은 또 1만3백명의 협력회사 임직원들에게 업종과 전문성을 감안해 사출 성형 3차원CAD(컴퓨터지원 설계) 6시그마 중 필요한 교육을 실시하고 그 비용을 전액 지원키로 했다. 또 협력사의 품질 및 생산성 향상을 위해 생산 품질 설비 경영혁신 등 핵심 분야의 전문가 1백여명으로 '협력회사 지도팀'을 구성해 △경영컨설팅 △해외 진출 업무지원 △애로점 및 건의사항 수렴을 위한 지원센터 운영 등에 나서기로 했다. 삼성은 이와 함께 사내공모나 희망퇴직자 중 적격자를 선정해 협력회사가 필요로 하는 기술·재무 전문인력을 지원하고 삼성전자 기술인력을 3∼6개월간 해당 회사에 파견해 지원하는 '단기 파견제'도 시행하기로 했다. 또 향후 협력회사를 이끌어나갈 우수 경영자를 육성하는 차원에서 협력업체가 자체 선정한 50여명의 차세대 경영자를 인턴사원과 계약직으로 채용,대학시절부터 현장에서 경영경험을 쌓을 수 있도록 '협력회사 경영자 양성과정'도 운영키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