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위험 지역에서관광객 모집을 자제해달라는 방역당국의 요청에 대해 여행업계가 당혹스러워 하고있다. 29일 문화관광부에 따르면 국립보건원은 최근 협조 공문을 통해 '일부 여행사들이 사스 위험 지역에서 모객 활동을 하고 있는 데 이를 자제해달라'고 요청했다. 문화부를 비롯한 여행업계는 이에 대해 어느 정도 수긍하면서도 현실적으로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문화부 관계자는 "현행법상 여행사에 모객 중단을 강제할 수 없다"며 "방역당국의 협조 요청을 통보하기는 했지만 당장 모객을 중단하면 여행사들이 줄도산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방역당국의 요청은 최근 사스에 감염된 대만인 의사가 일본을 여행한 것과 맞물려 미묘한 파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일본에서는 사스에 걸린 대만인 의사가 출국한 뒤 일부 호텔들이 대만을 거쳐오는 관광객의 투숙을 거부해 잡음이 일기도 했다. 여행업계 관계자는 "방역 당국의 요청으로 모객을 중단할 경우 자칫 외교 문제로까지 비화될 수도 있다"며 "사스 위험 지역에서 사업차 입국할 경우는 어떻게할거냐"고 불만을 나타냈다. 일각에서는 홍콩, 베트남 등 사스가 발생했던 국가들이 잇따라 사스 안전 지역을 선포하며 관광객 유치에 나서고 있는데, 방역당국이 뒷북을 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한 여행사 관계자는 "방역당국의 입장은 충분히 이해가 가지만 여행업계의 실정을 너무 모르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이광철기자 gcmo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