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원료인 페놀사업을 놓고 금호그룹과 LG그룹이 각각 설비증설과 신규 참여에 나서면서 공급과잉 논란이 일고 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금호피앤비화학은 "LG석유화학의 페놀사업 신규참여는 중복 과잉투자"라고 주장하고 있다. 김태환 사장은 오는 10일 성재갑 LG석화 회장을 만나 투자철회를 요청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LG석화측은 "신규투자는 기업 고유의 경영활동"이라며 금호의 주장을 일축하고 있다. ◆페놀사업 현황 큐멘→페놀→비스페놀에이(BPA)→폴리카보네이트로 이어지는 공정은 자동차용 헤드램프,대형 생수통,유아용 젖병,CD등 투명하고 내열성이 높은 '엔지니어링 플라스틱'을 생산하는 전 단계다. 그동안 큐멘∼BPA부문은 금호피앤비가 독점해왔다. 금호는 올해초 2년여간의 투자를 통해 BPA 생산규모를 3만5천t에서 13만5천t으로 늘린 데 이어 지난해 4월부터 2004년 완공을 목표로 큐멘 33만t,페놀 15만t 등의 설비증설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LG석화가 지난해 10월 페놀사업에 새로 뛰어들기로 하면서 논란이 촉발됐다. LG측은 2005년까지 2천억원을 투자해 BPA 12만t,페놀 15만t,큐멘 25만t 등의 생산체제를 갖출 계획이다. BPA부문은 두 업체가 모두 설비증설을 해도 국내 수요를 다 채우지 못한다. 그러나 페놀과 이 공정의 부산물인 아세톤 등에선 공급과잉이 발생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금호측 주장 금호는 LG측의 신규참여로 출혈경쟁이 불가피하다며 투자결정 철회를 요청하고 있다. 김태환 사장은 "2005년도에는 페놀부문에서 15만t,아세톤에서 16만t의 과잉공급이 불가피하며 원료인 벤젠과 프로필렌을 구하는 데도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금호는 LG측에 페놀부문에 대한 투자를 2∼3년 늦추면 이 기간동안 장기 공급계약을 통해 제품을 공급하겠다고 제의하고 있다. 이를 위해 금호는 LG석화가 미국 KBR사와 맺은 기술도입 계약 파기에 따른 손실도 보전해줄 수 있다는 입장이다. ◆LG측 반론 LG는 일관생산체제를 구축해야 국제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며 반박하고 있다. LG그룹은 LG석화가 페놀의 전단계인 프로필렌(37만t)과 벤젠(17만6천t)을 생산하고 있으며 후공정인 폴리카보네이트는 다우케미칼과 합작사인 LG다우에서 6만5천t(2005년 13만t 예정) 규모로 만들고 있다. LG석화가 페놀사업을 하게 되면 일관공정체계를 갖출수 있다는 설명이다. LG는 또 "금호가 지난 2001년부터 증설을 한다고 했다가 몇차례 투자를 연기하느라 안정적인 공급선을 확보하는데 어려움을 겪었다"며 금호의 장기공급제의를 미심쩍어 하고 있다. LG는 또 "자체 소비하고 남는 페놀은 전량 수출할 계획이므로 국내시장에 미치는 충격은 없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정태웅 기자 reda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