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이탈리아 총리는 최근 경영난을 겪고 있는 피아트 자동차사가 이탈리아 업체중에서 새로운 투자자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발언함으로써 로베르토 콜라니노 전(前) 텔레콤 이탈리아 회장이 피아트 회생작업에 개입할 것이라는 추측이 더욱 힘을 얻고 있다. 이탈리아 언론들은 최근 수일동안 콜라니노 전 회장이 개인적인 투자 10억달러를 포함한 80억달러 규모의 피아트 회생 계획을 준비중이라고 보도했다. 여기에는 현금 마련을 위한 `토로 보험' 및 항공업체 `피아트 아비오'의 매각도 포함돼 있다. 이 계획이 실행될 경우 창업주인 아그넬리 가(家)가 보유하고 있는 피아트의 지분이 분산되는 한편 적어도 이 회사가 해외 투자자의 손에 넘어가지는 않게 된다. 현재 피아트의 지분중 20%를 보유하고 있는 미국의 제너럴 모터스(GM)는 피아트의 풋옵션 행사에 따라 1년후 나머지 80%의 지분을 강제로 매입해야만 하는 상황을 맞을 수도 있다. 콜로니노 전 회장 계획의 "핵심" 요소중 하나는 GM을 풋옵션에서 풀어주는 것이라고 이탈리아 일간 코리에레 델라 세라 지는 전했다. 이와 관련, 움베르토 아그넬리 피아트 부회장은 1일 저녁 "콜라니노 계획"은 없으며 단지 8천100명의 정리해고를 포함한 피아트 채권은행단의 구조조정계획만이 있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ANSA 통신에 따르면 아그넬리 회장은 "관심 표명은 평가하지만 피아트 이사회가 승인한 계획은 하나 뿐이라는 점을 재차 상기시키고 싶다"고 말했다. 콜라니노 전 회장은 지난 99년 300억달러 규모의 텔레콤 이탈리아 인수를 단행, 재계를 깜짝 놀라게 했었다. 그는 그러나 지난해 이탈리아 타이어업체 피렐리가 베네통 그룹의 한 투자회사와 함께 텔레콤 이탈리아의 실질적인 통제 지분을 매입함으로써 경영권을 상실했었다. 베를루스코니 총리는 연말 기자회견에서 피아트의 장래와 관련해 콜로니노 전 회장을 직접 거명하지는 않았으나 "이탈리아 기업가의 진입을 위한 여지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해 그가 콜로니노 전 회장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강한 추측을 불러 일으켰었다. (로마=연합뉴스) ks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