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위기 이후 법정관리에 돌입한 기업이 상당수 법정관리에서 벗어나거나 퇴출되면서 서울지법 파산부의 외형이 2년전보다 절반 이상 줄어들었다. 2일 서울지법 파산부에 따르면 이날 현재 파산부 산하 법정관리 기업은 모두 44개사로 자산 규모로 13조원에 육박하고 있다. 이는 공정거래위원회의 `대규모 기업집단 현황'과 비교해 공기업을 제외한 민간기업 중에서는 재계 서열 10위에 해당하는 것으로 현대(11조8천억원)나 금호(10조6천억원), 두산(9조원) 그룹보다도 자산규모 면에서 앞서고 있다. 하지만 2001년초 한때 자산규모 30조6천억원을 기록하며 당시 현대(89조원), 삼성(67조원), LG(48조원), SK(40조원) 그룹에 이어 재계 5위의 몸집을 자랑했던 것에 비하면 2년새 자산이 절반이상 줄어들고 순위도 배로 떨어진 셈이다. 이처럼 파산부 외형이 눈에 띄게 작아진 것은 무엇보다 외환위기 이후 법정관리에 돌입했던 기업들이 상당수 인수.합병(M&A) 등을 통해 법정관리를 졸업하고 경영정상화의 길로 들어섰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법정관리가 조기종결된 기업은 모두 20개사로 1개사는 채권금융기관과 출자전환을 통해 재무구조를 개선한 반면 덩치가 컸던 미도파, 쌍방울, 한신공영 등 나머지 19개 기업은 모두 M&A 방식으로 경영정상화에 안착한 것으로 파악됐다. 현재도 파산부 산하 최대규모 기업인 자산 1조6천억원의 한보철강이 AK캐피탈과의 본계약을 눈앞에 두고 있는 가운데 건영, 극동건설, 뉴코아, 기아특수강 등 대규모 기업들의 매각작업도 활발히 진행중인 상황이다. 이와 함께 2001년 5월 동아건설을 비롯, 회생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판단한 법정관리 업체나 화의 업체에 대해 법원이 그동안 과감한 퇴출결정을 내린 것은 몸집을 줄인 요인으로 분석됐다. 서울지법 파산부 변동걸 수석부장판사는 "지난해 법정관리를 졸업한 기업이 크게 늘어났다"며 "이는 법정관리를 조속히 마무리하려는 법원의 노력과 외환위기 이후 계속된 기업의 구조조정, 실물경제의 회복 등이 어우러진 것"이라고 평가했다. (서울=연합뉴스) 류지복 기자 jbry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