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제팀에 월가 인맥이 재부상 할 것인가. 폴 오닐 재무장관과 로렌스 린지 백악관 경제수석 보좌관 후임으로 월가 인물들이 집중 거론되면서 '루빈 효과'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지난 95년 빌 클린턴 당시 대통령이 골드만삭스 회장 출신의 로버트 루빈을 재무장관으로 발탁한 뒤 백악관과 월가의 '강철동맹'이란 평이 나오면서 미 증시가 5년간 강세를 누렸기 때문이다. 후임자의 가닥이 잡혀가고 있는 백악관 경제수석 보좌관에는 골드만삭스 공동회장을 지냈던 스티븐 프리드먼(마시&맥레넌캐피털 회장)이 유력시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 워싱턴포스트 등이 전하고 있다. 프리드먼은 골드만삭스에서 30여년간 일한 정통 금융맨이다. 재무장관 후임으론 10명 이상이 물망에 오르고 있지만 월가 인물들이 다수 포함돼 있다. 찰스슈왑 증권의 창업자 찰스 슈왑 회장, 필립 퍼셀 모건스탠리 회장, 도널드 매론 페인웨버 전 회장, 리처드 그라소 뉴욕증권 거래소 회장, 프랭크 자브 전 나스닥 회장, 리먼브러더스를 이끌었던 스티브 슈와르츠만 블랙스톤그룹 최고경영자 등이 거론되고 있다. 2000년 대선 때 부시를 도운 벤처캐피털리스트인 제럴드 파스키 오로라캐피털파트너스 회장도 후보중 하나다. 이중 찰스 슈왑 회장은 배당에 대한 이중과세를 적극 반대해온 인물이다. 월가 출신 이외 인물로는 에너지기업 CEO를 지냈던 도널드 에반스 상무장관과 상원금융위원장을 맡았던 필 그램 의원의 이름이 오르 내리고 있다. 미 무역대표부(USTR)의 전현직 대표인 칼라 힐스와 로버트 죌릭이 동시에 재무장관 후임으로 거론되는 것도 눈길을 끈다. 하비 피트의 사임으로 공석중인 증권거래위원회(SEC)위원장 후임으로는 JP모건의 임원인 티모시 리얀, 전 메릴린치의 수석상담가 스티븐 해머맨, 로버트 글로버 미 증권거래인협회 회장 등이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피터 피셔 국내 금융담당 재무차관 등 비월가 출신이 더 유력시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앨런 그린스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은 오는 2004년 임기까지는 현직을 유지할 것이라는게 지배적 관측이다. 오광진 기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