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성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세계 최대의 민간 국제경제기구인 국제상업회의소(ICC) 부회장에 선출됐다. 박 회장은 19일 프랑스 파리의 ICC 본부에서 열린 제184차 ICC 이사회에서 단독 후보로 나서 부회장으로 선임됐다. 박 회장은 내년부터 2004년 말까지 2년 임기의 부회장직을 맡게 됐다. 대한상의는 "부회장은 ICC정관에 따라 임기를 마치면 자동으로 2년 임기의 회장이 된다"며 "박 회장의 경우는 오는 2005년부터 ICC 회장에 오르게 된다"고 밝혔다. ICC는 1백30개국의 상의 등 경제단체와 기업을 회원으로 두고 있으며 '경제계의 유엔'으로 불리는 세계 최대 민간 국제 경제기구다. 대한상의는 1951년 정식으로 회원에 가입했다. ICC는 1차 세계대전 직후인 1920년 전후 세계경제 재건과 국제통상 부흥의 필요성에 공감하던 미국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벨기에 등 미국과 유럽의 기업계 대표들이 파리에서 창립 총회를 열면서 탄생했다. 그동안 유럽이 주축이 돼 운영해 왔으며 동아시아에서 회장단이 선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박 회장은 이로써 국제올림픽위원회 위원과 국제유도연맹 회장에 이어 해외에서 굵직한 직함을 하나 더 추가하면서 세계 경제계의 거물로 떠올랐다. 박 회장은 "세계경제 성장을 위해 자유로운 무역과 투자를 추구하는 데 초점을 맞추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또 "우리나라와 국제기구간 분쟁이 생겼을 때 회장단에 들어 있다는 점이 국익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 회장의 ICC 부회장 선임으로 국제 기업계에서 차지하는 한국의 위상이 크게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ICC의 국제금융 및 무역에 관한 통일규칙 제정 등에서도 한국의 입김이 더욱 강해질 전망이다. 정지영 기자 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