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석 경제부처인 재정경제부가 때아닌 '출장 파티'를 벌이고 있어 구설수에 올랐다. 4일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재경부내 일부 부서는 연말까지 쓰기로 돼 있는 해외 출장 예산이 남아돌자 최근 이를 소진하기 위해 과장급 간부 등을 앞다퉈 해외로 내보내고 있다. 재경부의 모 국(局)은 전체 기본사업비 중 국외 출장비가 16%를 차지하고 있는데 최근까지 경비소진율이 극히 낮은 것으로 파악되자 세 명의 과장을 '위로 출장' 명목으로 해외로 내보냈다. 출장 기간은 1주일 정도로 출장자와 친분 있는 사람이 어디에 사느냐에 따라 출장지를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서는 연말까지 출장을 신청하는 서기관·사무관을 대상으로 10여건의 출장을 더 보내줄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부서 관계자는 "세금을 쓸데없이 쓴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지만 예산을 받아놓고 3년간 계속 남기면 예산 책정 때 그만큼이 깎인다"며 "일정액 이상의 예산이 꼭 필요한 경우에 대비해 연말마다 불용액을 소진하지 않을 수 없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과천 관가에서조차 "얼마전까지만 해도 상식과 원칙을 기초로 한 '히딩크식 개혁'을 외치고 내년 세입 부족을 걱정하던 재경부가 너무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일고 있다. 재정 전문가들은 "정기 국회가 끝나고 대선이 치러지기 전까지 한달여 사이에 특히 불용예산 처리가 집중되는 경향이 있다"며 "정부 기관들이 불요불급한 곳에 예산을 돌려쓰는 일이 없는지 적극적인 감시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입을 모았다. 박수진 기자 parks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