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이끄는 대 이라크 유엔경제제재 실행팀이 유엔 제재를 피해 석유를 밀수출하는 이라크 선박들에 대한 단속을 크게 강화하고 있다고 뉴욕 타임스가 29일 보도했다. 타임스는 9.11 이후 테러와의 전쟁을 위해 아라비아만에 대거 배치된 미국의 군용 함정과 항공기 등의 일부가 석유 밀수출 단속에 투입되고 있는데다 이라크와 쿠웨이트도 단속에 협조하고 있어 걸프해역을 통한 이라크의 석유 밀수출은 거의 완벅하게 차단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영국, 호주의 해군들로 구성된 유엔경제제재 실행팀의 지휘자인 피터 싱클레어 호주 해군제독은 "종전에 30-40%에 불과했던 밀수출선 단속률은 이제 80-90%에 이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9월에만 미국과 동맹국 해군의 승선 검사를 받은 이라크 선박은 318대로지난해 같은 기간의 두배에 이르며 이 가운데 64대가 불법으로 수출되는 석유를 싣고 있다 적발돼 이라크로 귀환조치되거나 인근 항구에 구류됐다. 이라크의 밀수출 선박 단속실적이 크게 향상된 것은 미국의 첨단 군사기술과 장비 때문이기도 하지만 이란의 보이지 않는 협조도 큰 도움이 됐다고 타임스는 지적했다. 이라크와 함께 미국에 의해 `악의 축'을 이루는 국가로 지목된 이란은 자체 병력과 함정을 동원해 자국 영해 순출을 강화함으로써 밀수출선이 미국과 동맹국 군함들이 순찰하는 공해상으로 나가지 않을 수 없도록 하는 방법으로 단속을 지원하고있다고 관계자들은 설명했다. 걸프해역에 배치된 미 해군 이지스함 실로호(號)에 승선했던 뉴욕 타임스 기자는 이 군함이 이란의 군함 곁을 지나게 됐을 때 양쪽의 병사들이 차려 자세로 경례를 해 서로 경의를 표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쿠웨이트 선박들도 밀수출 선박으로부터 석유를 압수하는 역할을 담당해 이들선박을 인근항구까지 예인해야 하는 동맹국 함정들의 수고를 덜어주고 있다고 뉴욕타임스는 밝혔다. (뉴욕=연합뉴스) 추왕훈 특파원 cwhyn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