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유통시장이 브레이크 없는 질주를 계속하며 오프라인 유통채널을 위협하고 있다. 온라인 쇼핑규모는 지난 95년 1조원을 돌파한지 불과 5년만에 10조원으로 급팽창했다. 백화점 할인점 등 대표적인 오프라인 유통채널의 매출이 올해 각각 18조원 안팎으로 추정되는 것과 비교하면 온라인시장의 성장세를 가히 짐작할 수 있다. 온라인쇼핑이 각광받는 이유는 "가격이 싼 데다 이용해 본 사람을 중심으로 편리하다는 인식이 꾸준히 확산되고 있기 때문"(인터파크 이상규 부사장)이다. 몇년 뒤엔 유통업계에서 백화점이나 할인점에 버금가는 막강한 영향력(바잉 파워)을 발휘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교보증권 리서치센터 박종렬 연구위원은 "IT(정보기술)의 발달로 인프라가 잘 구축돼 온라인쇼핑은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 인터넷쇼핑몰이 중심 작년까지만 해도 인터넷몰 성장세는 기대보다 못하다는 말을 들었다. 그러나 올해 들어 급팽창세를 보이고 있다. 통계청이 집계한 상반기 B2C(기업-소비자간) 거래 규모는 2조3천4백억원. 지난 한해 매출(2조5천8백억원)의 90%를 넘어섰다. 분기별 매출도 1분기 1조1천40억원, 2분기 1조2천3백60억원으로 처음으로 1조원대에 진입했다. 상반기 매출을 근거로 추정한 하반기 실적은 3조1천억원이다. 이에따라 올 한해 인터넷쇼핑몰을 통한 B2C 규모는 5조4천4백억원에 달하게 된다. 이는 지난해 LG경제연구원이 내놓은 가장 낙관적 전망치인 4조5천억원보다도 1조원이나 많은 금액이다. 사이버쇼핑몰 수는 6월말 현재 2천3백88개이다. 이중 LG이숍 롯데닷컴 삼성몰 등 대형 사이트의 연간매출은 3천억원선을 넘어섰다. 한솔CS클럽 CJ몰 SK디투디 등도 인터넷몰의 가능성에 주목하고 대대적인 투자에 나서고 있다. 시장 전망도 밝다. SK디투디 조창준 대표는 "한번 이용해본 뒤 다시 찾는 재구매율이 꾸준히 높아지고 있다"며 장래를 낙관했다. 삼성몰 서강호 상무도 "1,2년 후 대형 인터넷몰의 1년 매출이 5천억원을 넘어서면 바잉파워가 생겨 인터넷이 유통시장의 핵심 채널로 자리잡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롯데닷컴 강현구 이사는 "외환위기 때도 인터넷몰은 고성장했다"며 "경기와 무관하게 2005년까지는 고성장세를 지속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 TV홈쇼핑의 고성장 지난 95년 첫 방송을 시작한 TV홈쇼핑도 고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다. 홈쇼핑은 LG CJ 등 대기업들이 참여해 지금까지 온라인 유통시장을 주도해 왔다. 홈쇼핑을 통한 소비규모는 1999년 4천4백12억원, 2000년 8천2백27억원, 2001년 1조5천3백26억원으로 매년 70∼80%씩 늘어나고 있다. 특히 올해는 시장 규모가 3조4천1백40억원으로 지난해에 비해 1백23%나 커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회사별로는 LG홈쇼핑 1조3천1백40억원, CJ홈쇼핑 1조1천억원, 후발 3사 합계 1조원으로 추정된다. 홈쇼핑시장이 이미 성숙기에 진입했는데도 이처럼 성장률이 꺾이지 않는 것은 지난해 신규사업자가 3개 업체나 등장했기 때문이다. 작년말까지만 해도 새 사업자들이 기존 사업자들의 매출을 잠식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그러나 결과는 대대적인 시장 확대로 나타났다. CJ홈쇼핑 조영철 사장은 "홈쇼핑 채널이 늘어나자 홈쇼핑의 인지도가 높아져 그동안 불법광고방송인 유사홈쇼핑을 이용하던 소비자들이 정규 홈쇼핑 채널로 몰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홈쇼핑시장이 지금과 같이 폭발적으로 커지긴 어렵겠지만 앞으로 3∼4년 정도는 30% 정도의 고성장을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LG경제연구원은 오는 2005년 홈쇼핑 규모를 9조원으로 추정했다. 중앙대 이정희 교수는 "과소비나 충동구매조장과 같은 부작용에 대한 예방책을 마련하고 소비자들이 신뢰를 얻어나가는게 홈쇼핑시장의 지속성장을 위해 해결해야 할 과제"라고 설명했다. 백광엽 기자 kecor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