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불황으로 생존위기에 내몰린 정보기술(IT) 업계가 변신을 위해 몸부림치고 있다. 사업 다각화는 물론 아예 업종을 전환하거나 인수·합병(M&A)으로 활로를 찾으려는 기업들이 부쩍 늘어나는 추세다. ◆사업 다각화 바람=버추얼텍 이코인 씨오텍 등 간판급 IT 업체들은 최근 수익기반 마련을 위해 사업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경기침체와 과당경쟁으로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매출 부진과 대규모 적자에 빠져들자 활로 모색을 위해 신규사업에 적극 나서고 있다. 확장성인터넷언어(XML) 전문업체인 씨오텍은 최근 미국 비트리아와 제휴,애플리케이션통합(EAI) 솔루션 사업에 뛰어들었고 유진데이타시스템도 XML기술을 기반으로 콘텐츠관리솔루션(CMS) 시장에 도전장을 냈다. 소프트웨어 유통업체인 소프트윈은 자체 솔루션 개발과 하드웨어 유통에 나섰고 다우데이타시스템은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유통에서 최근 각광받고 있는 게임 유통으로 발을 넓혔다. 무인경비업체 GS안전은 최근 디지털영상저장장치(DVR) 사업에 진출했다. ◆업종 전환=주력사업을 접고 업종을 전환하는 업체들도 속출하고 있다. 전자화폐업체 선두주자였던 이코인은 선불형 전자화폐 사업을 축소하고 암진단 및 치료기술 관련 바이오사업으로 방향을 틀었다. XML업체였던 휴먼컴은 기존 솔루션사업을 접고 지문인식과 바이오사업으로 업종을 전환했다. 네트워크업체 오피콤도 바이오와 환경 관련 장비제조 분야에 뛰어들면서 회사이름도 'BET'로 바꿨다. ◆M&A=서버호스팅 전문업체 호스텍글로벌은 고객관계관리(CRM) 솔루션 업체인 디지엠시스와 합병,호스팅을 기반으로 한 컨설팅 및 토털솔루션 업체로의 변신에 나섰다. 아이젠텍도 사업 다각화 차원에서 유니보스의 CRM 부문을 인수했다. 전사적자원관리(EPR) 업체인 더존디지털웨어와 뉴소프트기술도 합병을 추진 중이다. IT업체가 굴뚝산업으로 진출을 꾀하는 경우도 있다. e비즈솔루션 업체인 버추얼텍은 최근 제지회사인 세풍을 인수했다. 업계에서는 경기침체 장기화로 수익기반이 갈수록 취약해지고 있는 데다 벤처붐때 투자받은 자금까지 고갈되고 있어 M&A나 사업 다각화 등 생존을 위한 탈출구 찾기 움직임이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박영태 기자 py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