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금융지도자들은 국제통화기금(IMF)과세계은행 연차총회 마지막날인 29일 이라크 전쟁 가능성과 주식시장 폭락 등으로 암울해진 세계경제의 회복을 위해 노력할 것을 다짐했다. 호르스트 쾰러 IMF 총재와 제임스 울펀슨 세계은행 총재는 세계인구의 15%가 세계수입의 80%를 차지하는 상황에서 부국과 빈국간의 격차를 좁히기 위해 아직도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인정하면서 이같이 다짐했다. 울펀슨 총재는 각국 대표단이 모인 가운데 연설을 통해 "더욱 평등한 세계의 추구는 장기적인 평화를 위한 것이며 군사력만으로는 성취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IMF와 세계은행은 감당할 수 없는 부채 부담을 짊어진 국가들을 위한 파산시스템을 만들자는 제안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내년 4월까지 입안할 예정이다. 반세계화 시위대는 이날도 워싱턴 시내에서 시위를 벌였으나 시위자들의 숫자가적었고 압도적인 경찰병력이 삼엄한 경계를 펴 큰 물리적 충돌은 없었다. 경찰은 약2만명이 시위를 벌일 것으로 예상하고 대비했으나 시위대는 수천명에 불과했고 이들은 소규모로 세계화 반대 피켓을 흔들며 곳곳에서 국지적인 시위를 벌였다. 총회에 참석한 각국 대표들은 주식시장 하락과 중남미의 경제위기, 이라크 전쟁가능성에 대한 우려로 세계경제 회복이 예상보다 약하다고 입을 모았다. 폴 오닐 미국 재무장관은 미국이 세계경제 회복을 촉진시키기 위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면서 미국 경제는 내년까지 연간 3-3.5%의 견실한 성장으로 회복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쾰러 총재와 울펀슨 총재는 선진국들이 빈국들의 농산물 등 수출품에 대해 시장개방을 확대할 것을 촉구했다. 한편 일본은 이날 은행권의 악성대출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밝혔다. 하야미 마사루(速水優) 일본은행 총재는 "우리는 자산의 엄격한 평가에 기초를두고 악성대출의 처리를 가속화할 것"이라면서 "일본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 처했지만 회복의 조짐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일본은 은행들의 악성 대출 규모를 측정하기 위한 특별 사찰을 실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워싱턴=연합뉴스) 김대영 특파원 kd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