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사우스웨스트 항공이 지나치게 뚱뚱한 승객에게 탑승권 2장을 사도록 의무화하기로 방침을 정하면서 이를 둘러싼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고 영국의 BBC방송이 20일 보도했다. BBC는 "저렴한 탑승권을 판매하는 사우스웨스트 항공이 너무 뚱뚱해서 정상 좌석에 맞지 않는 사람들에게는 좌석이 만원일 경우 2배의 요금을 받기로 했다"면서 "이제 체중과다는 건강뿐 아니라 재정상의 문제로 등장했다"고 논평했다. 이 항공사는 좌석이 큰 일등석이나 비즈니스 클라스 탑승권을 판매하지 않고 있으며 좌석도 미리 배정하는 것이 아니라 기내에 먼저 온 순서대로 앉도록 하고 있다. 사우스웨스트 항공은 뚱뚱한 승객들에 대해 추가요금을 받는 정책이 지난 1980년부터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거의 시행하지 않았으나 최근 정상 체중 승객들의 항의가 빗발치면서 이 정책을 강화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회사에 따르면 고객들의 불만호소 편지중 90%는 "여행도중 좌석의 경계를 넘어오는 뚱뚱한 사람들에 의해 짓눌려 있었다"는 것이라고 한다. 이에 따라 댈러스에 있는 사우스웨스트 항공의 간부들은 "좌석 1개 이상을 사용하면 당연히 좌석 1개 이상의 요금을 지불하도록 해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했다고이 회사의 베스 하빈 대변인은 말했다. 다만 뚱보 승객들은 두번째 좌석도 첫번째 좌석의 할인율을 적용받을 수 있고 비행기가 텅 비었을 경우에는 두번째 좌석의 요금은 돌려받을 수 있다. 그러나 이에 대한 반발도 만만치 않다. 최근 사우스웨스트 체크인 데스크를 찾는 승객들중 일부는 "뚱뚱한 것은 건강상의 문제인데 건강상 문제가 있는 사람에게 추가요금을 받는 것은 곤란하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또 `뚱뚱해! 그래서?(FAT! SO?)'라는 책의 저자인 마릴린 완은 "탑승권은 승객을 A지점에서 B지점으로 데려다주는 것이지, (좌석이라는 공간의) 부동산을 사는 것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그러나 사우스웨스트 항공외에 다른 많은 항공사들도 뚱뚱한 승객에게 미리 2장의 티켓을 사도록 요구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8년전 한 뚱보 승객은 사우스웨스트 항공이 티켓 2장을 사도록 강요했다며 소송을 제기했으나 법원에서 패소했다. (서울=연합뉴스) 김경석 기자 ks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