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부터 세계적인 컨설팅업계 경영진들이 잇따라 서울을 찾아 눈길을 끌고 있다. 세계적인 경기후퇴 속에서도 상대적으로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한국을 겨냥해 발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는 것. 이들은 특히 초고속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중국에 진출할 수 있도록 한국 업체와 중국 업체간 전략적 제휴 체결을 알선하려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어 주목된다. 딜로이트컨설팅의 아시아.태평양.아프리카 총괄회장인 그라함 바라구아나스씨는 3일간 일정으로 지난 4일 서울을 찾았다. SK텔레콤 알리안츠제일생명 볼보코리아 등 딜로이트컨설팅의 국내 주요 고객들을 만나는게 바라구아나스 회장의 주목적이다. 그러나 바라구아나스 회장은 e-비지니스 분야에서 새로운 경영기법을 다수 소개한 것으로 알려져 국내 업체들이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이에 앞서 보스톤컨설팅 홍콩법인의 데이비드 마이클 부사장이 지난달 28일 방한했다. 중국 텔레콤시장 진출방안에 대해 국내 업체와 협의하기 위해 왔다는 마이클 부사장은 "중국 텔레콤 시장은 2000년 기준으로 5년간 연평균 28%의 고속성장을 거듭하고 2010년에는 이동통신가입자수가 4억7천만명에 달할 전망이므로 한국기업들은 중국시장 진출을 서둘러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12년간 베이징 상하이 홍콩 소재 정보통신업체에 대한 컨설팅을 담당해온 그는 한국 기업의 진출방향과 관련, "초기에는 음성서비스 등 부가서비스 분야를 집중 공략하고 유.무선통신분야에는 차이나텔레콤 차이나유니콤 등 중국 기업들과 전략적 제휴를 맺는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무선통신사업자인 차이나텔레콤이 조만간 CDMA 시스템 운영에 나설 예정이므로 장기적 지분투자를 겨냥해 지금부터 관계개선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중국이 기술표준으로 GSM과 CDMA 두가지를 동시에 채택해 한국입장에서는 어려운게 사실"이라며 "그러나 한국이 앞선 CDMA 기술을 바탕으로 무선인터넷 무선데이타 분야에서 우수성을 입증한다면 한국기업들은 CDMA 방식에서 더 많은 기회를 창출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독일계 컨설팅회사인 롤랜드버거가 지난 1월 한국대표부를 신설하고 본격적인 영업에 나섰다. 미국계 컨설팅 회사가 주도하고 있는 국내시장에 유럽계가 들어오기는 이번이 두번째다. 첫번째로 상륙했던 프랑스계 '캡 제미나이 언스트 & 영'은 지난해말 사업실패로 철수한 것으로 알려져 유럽계 컨설팅 업체의 국내 생존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지난 67년 설립된 롤랜드버거는 세계 22개국 31개 사무소에 2천명 이상의 컨설턴트를 보유하고 있다. 창립자인 롤랜드 버거 회장이 사무소 개설을 계기로 한국을 방문하게 될지 주목된다. 정태웅 기자 reda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