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지 않은 미국경제지표들이 개선조짐을 보이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세계경제포럼(WEF) 연례총회에 참석중인 주요 이코노미스트들은 아직도 미국 및 세계경제의 앞날에 대해 상당한 견해차를 보이고 있다. 경제분석가들은 31일 뉴욕 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의 경제전망프레스 컨퍼런스에서 세계경제 회복과 관련해 서로 다른 의견을 내놓았다. 그러나 미국 주도의 세계경제 성장을 기대하는 것은 한계가 있으며 일본의 침체가 지속된다는 데는 의견의 일치를 보았다. 컨퍼런스 보드의 수석이코노미스트 게일 포슬러는 "미국 경제의 침체는 끝났다고 본다"며 이번 사이클은 '약한 침체(mild recession)'로 정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설명했다. 미국의 경기 사이클 전환점을 판단하는데 가장 유용하게 사용되는 동행지수가 이미 상승세로 돌아섰다는 것이 그녀의 설명이다. 그러나 "비즈니스 차원에서 보면 심각한 침체"라며 "올해 1.5% 정도 성장하고 내년에도 급격한 성장은 없을 것"이란 게 그녀의 전망이다. 포슬러는 특히 "기업들이 투자를 하겠지만 당분간 외형을 늘리기 위한 투자는 없고 단지 수익성을 높이기 위한 투자에 머물 것"이라고 내다봤다. 스티븐 로치 모건스탠리딘위터의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에 대해 "미국의 침체가 끝났다는데 동의하지 않는다"면서 "미국 경제의 전반적 흐름을 볼 때 아직은 2차하강의 위험이 매우 크다"고 말했다. 그는 많은 사람들이 미국 경제의 펀더멘털이 매우 강하다고 하지만 자신이 보기에는 부정적이라면서 "상당한 요동을 겪으면서 회복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세계경제에 대해서도 그는 부정적으로 내다봤다. "특히 유럽과 일본에서 파괴적요소가 강하게 남아 있다"고 그는 지적했다. 제이콥 프렝클 메릴린치 인터내셔널 영국법인 사장은 "유럽과 미국은 침체에서 벗어나고 있는 중"이라면서 펀더멘털이 매우 강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하반기에 경제가 강하게 회복되기 시작해 4.4분기에 가면 미국 경제가 연평균 4%대 성장을 할 것이란 얘기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지만 "일본경제는 상당기간 침체를 지속할 것"이라고 그는 지적했다. 클라우스 짐머맨 독일경제연구소 사장은 "유럽은 그 동안 상대적으로 미국에 비해 발전이 늦었으며 현재 따라잡기 과정에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세제는 물론 연금제도도 개혁하고 있어 정부부문의 과다지출이 해소되고 있으며 침체에도 불구하고 재정적자가 상당히 안정되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전망은 밝다고 강조했다. (뉴욕=연합뉴스) 강일중 특파원 kangfa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