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교사, 노동자, 공무원 등을 위해 조성된 연금기금이 최근 엔론사태로 인해 무려 15억달러의 피해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9일 보도했다. 오하이오주에서는 2개의 공무원 연금기금에서 1억1천400만달러의 피해를 본 것으로 집계됐으며 캘리포니아의 교원 연금기금도 이번 사태로 4천900만달러나 날린것으로 조사됐다. 또 뉴욕시의 소방관, 경찰관, 교사 등을 위해 조성된 공공기금에서도 1억900만달러의 피해가 난 것으로 나타났다. 연기금 펀드 매니저들은 이번 사태와 관련, 자신들도 엔론의 사기행각에 피해를봤다고 주장하면서 연금 수혜대상자인 퇴직자들과 노동자들에 대해서는 피해규모가크지 않다고 안심시키는데 안간힘을 쏟고 있다. 워싱턴주는 엔론 파산으로 전체 퇴직연금 420억달러 가운데 7천만달러의 손해를 입었으나 주 관계자는 "모든 연금을 면밀하게 책정, 감시하고 있으므로 전혀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연금을 운용하는 펀드매니저들도 피해규모가 전체연금의 0.1%도 되지 않는다고주장하고 있으나 일부는 0.5%정도의 큰 피해를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일부 주정부와 노조는 이미 엔론과 회사 간부들에 대해 연금손실액에 대한 보상을 요구하며 법원에 제소함으로써 이번 사태의 파장이 연금보상을 둘러싼 법정다툼으로 확산될 전망이다. 한 노조 간부는 "이번 연금피해에 대해 무척 유감스럽게 생각하며 분노하고 있다"며 "앞으로 연금확대 계획에 큰 차질이 불가피하게 됐다"고 말했다. 한편 관련노조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기업들이 근무연한을 기준으로 매달 지급하던 종전방식에서 벗어나 연금의 일부를 기업에서 기부하는 대신 향후 운용을 개개인 노동자들에게 맡긴다는 새로운 방식을 채택하고 있는데 대해 비난하고 나섰다. 기업들이 주장하는 방식에 대해 노조 간부들은 노동자들이 펀드매니저들에 비해전문성이 크게 떨어지므로 이같은 방식은 위험성이 커 엔론의 직원들이 당했던 피해를 또다시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승관기자 human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