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 디플레로 타격받고 있기는 하나 조만간 금융 위기에 빠져들지는 않을 것이라고 국제통화기금(IMF)의 앤 크루거 수석부총재가 25일 말했다. 크루거 부총재는 이틀간의 방일을 마치면서 이날 도쿄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일본이 (금융) 위기에 직면했다고 진단하는 인사들이 많으나 본인은 그렇게 생각하지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그러나 "모든 이가 일본의 디플레를 걱정하고 있다"면서 "(단기적인) 분명한 처방은 일본은행이 통화완화 정책을 유지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일본은행이 이런 방향으로 상당한 융통성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크루거 부총재는 일본이 장기 침체와 디플레에서 헤어나기 위한 장기 대책은 어디까지나 "구조개혁 뿐"이라면서 이것을 실행해야만 투자유치 환경을 개선할 수 있다고 촉구했다. 그는 일본 정부가 "최우선으로 금융구조개혁을 완수해야 한다"면서지금까지 기업과 은행에 대한 구조조정이 진전이 있는 것으로 본다고 지적했다. 그는 엔저에 대해 "정부가 개입할 문제가 아니다"라면서 "이것이 일본경제 펀더멘털의 약화에서 비롯됐기 때문에 엔화 가치가 떨어진다면 그대로 방치하는 것이 옳다"고 말했다. 폴 오닐 미 재무장관도 지난 23일 도쿄에서 일본 정부가 엔가치 회복을 위해 시장에 개입할 것으로는 보지 않는다고 말한 바 있다. 다케나카 헤이조(竹中平藏) 일본 경제재정상은 25일 일본의 핵심 소비자물가(CPI)가 지난해 0.8% 하락함으로써 0.4%가 떨어진 2000년에 이어 2년 연속 디플레에서 헤어나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는 "일본이 점진적인 디플레 상태임이 확인됐다"고 말했다. 0.8% 하락은 지난 71년 이후 가장 큰폭이며 2년 연속 CPI가 떨어진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코메르츠 증권 일본법인의 이와하라 고헤이 연구원은 "CPI가 플러스로 증가될 때까지 일본은행이 통화완화 정책을 지속해야할 것"이라면서 "일본이 본격적인 디플레의 악순환에 빠지기 일보직전"이라고 진단했다. (도쿄 교도=연합뉴스) jks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