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비디오 게임 시장은 호황을 구가하고 있다. 하이테크 컨설팅회사인 NDP펀월드는 올 들어 지난 9월말까지 미국의 비디오 게임 관련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판매 규모가 43억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34%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 회사는 최근 출시된 미 마이크로소프트(MS)의 비디오게임기 X박스와 일본 닌텐도의 신형 게임기 게임큐브까지 감안하면 올해 미국의 비디오게임 시장 규모는 최고치에 달했던 1999년의 61억달러를 넘어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X박스와 게임큐브는 지난 15일과 18일에 각각 출시됐다. 실제 X박스와 게임큐브는 없어서 못 팔 정도로 잘 나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가 뉴욕 등 미국내 대도시의 49개 유통매장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X박스가 매진되고 있다고 밝힌 곳이 84%에 달했다. 게임큐브도 매장의 57%가 없어서 못 판다고 응답했다. 골드만삭스는 X박스의 물량부족이 더 심한 이유로 MS의 초기 공급물량이 적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MS는 30만대의 X박스를 내놓은 반면 닌텐도는 70만대의 게임큐브를 매장에 공급했다. 닌텐도의 경우 게임큐브 출시 첫날인 18일에 게임기 판매액이 1억달러에 달했다고 밝혔다. 양사는 연내에 1백만∼1백50만대의 판매를 자신하고 있다. NDP펀월드의 리처드 오 연구원은 "9·11 테러의 후유증으로 다른 산업들이 고전하고 있지만 게임기 쪽은 호황"이라면서 "사람들이 바깥 출입을 삼가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오광진 기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