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금융연구원은 8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금융동향 세미나-2001년 분석과 2002년 전망'을 주제로 세미나를 열었다. 이날 행사에는 금융연구원에서 정한영 경제동향팀장과 김병연 은행팀장 등 총 8명의 주제발표자가 나와 세계.국내경제 통화.금리 은행 비은행금융회사 및 보험시장 증권시장 등 각 분야별로 금융시장 동향과 내년도 전망에 대해 발표했다. 정한영 팀장은 "미국 경제가 내년 하반기에 회복된다면 2002년 우리나라 경제는 3.6%의 성장이 예상된다"며 "그러나 테러 보복전쟁이 중동지역과 연계된 장기 전면전으로 확대돼 유가가 급등할 경우 '저성장 고물가'의 스태그플레이션에 직면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또 소비자물가는 연간 3.4% 상승하는 한편 경상수지 흑자규모는 43억8천만달러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원화환율은 상반기에 달러당 1천2백90원대,하반기 1천3백10원대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했다. 금융연구원의 내년도 분야별 전망 내용을 소개한다. ◇ 은행 =내년 예금은행의 총수신 증가율은 12.1% 안팎을 기록, 올해 예상 증가율(약 20%)보다 둔화될 것으로 추정된다. 내년 하반기 경기 회복에 따라 확장적 통화정책이 하반기부터 완만한 긴축기조로 전환될 것으로 예상되는데다 은행권에 몰려 있던 단기성 예금이 투자신탁회사 등 제2금융권으로 이동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예금은행의 총여신 증가율은 올해보다 다소 높은 5.5%에 달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부동산 및 가계관련 대출이 내년 상반기 대출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 비은행금융회사 =독립적인 금융업으로서의 종합금융업은 사실상 사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종금사들이 구조조정을 위해 다른 금융회사와의 합병을 적극 추진할 것이기 때문이다. 투신사 수탁고는 저금리와 시중 자금의 부동화 현상이 지속되면서 금리 경쟁력과 안정성이 있는 MMF(머니마켓펀드)와 채권형 상품을 중심으로 늘어날 것이다. 또 하반기 경기회복에 따른 주가 상승 기대감으로 주식형 상품으로도 돈이 몰릴 전망이다. 상호신용금고는 상호저축은행이라는 명칭을 사용할 수 있게 돼 신인도가 높아질 것으로 보이는데다 점포 신설 규제 완화에 따른 지점망 확충 등에 힘입어 수신이 늘어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신용금고의 수익성도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 증권 =내년 주식시장의 향배는 국내외 경기회복의 정도와 시기, 기업.금융부문 구조조정의 성과에 따라 결정될 것이다. 대미 테러사건은 침체를 겪고 있던 실물경제의 회복 시기를 지연시켰을 뿐만 아니라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을 더 높였다. 상반기 주식시장은 경기회복 지연과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현상으로 약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하반기 이후 내수 중심으로 경기회복이 이뤄지면서 강세로 전환될 수 있을 것이다. 채권시장은 상반기중 우량 회사채를 중심으로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다 하반기 들어 경기회복이 가시화되면서 상승세로 반전될 전망이다. 이방실 기자 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