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세계적 경제학자인 폴 크루그먼 프린스턴대 교수는 지난달 발생한 대규모 테러사태가 경기에 미치는 직접적인 영향은 크지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크루그먼 교수는 또 한국의 개혁에 대해 구조적인 진전이 있었다며 97년과 같은위기는 겪지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매일경제신문주최 세계지식포럼에 참가차 방한한 크루그먼 교수는 17일 서울 메리어트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경기)문제는 테러사태발생 이전부터 진행돼왔으며 테러사태의 영향은 생각보다 크지 않다"고 말했다. 크루그먼 교수는 "현재 세계경제의 침체현상은 전통적인 방법으로 극복이 쉽지않지만 세계경제의 붕괴는 아니다"라고 전망했다. 장기침체를 겪고 있는 일본에 대해 크루그먼은 "일본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세계경제에 미칠 영향보다는 일본의 문제로부터 얻을 수 있는 교훈때문"이라며 "많은면에서 미국도 일본과 유사한 문제가 있지만 미국은 일본에 비해 덜 심각하며 쉽지는 않지만 일관성과 합리성있는 정책으로 극복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크루그먼은 그러나 금리인하효과에 대해 "통화정책은 유효하지만 건설부문을 제외하면 투자는 금리에 민감하지 않다"고 말해 미 연준(FRB)의 지속적인 금리인하의경기부양효과에 대해서는 동의하지 않음을 시사했다. 한국의 개혁과 경기상황에 대해 크루그먼은 "한국은 지난 97년에 비해 확실히외채와 기업부채가 줄고 위기대응능력이 향상되는 등 구조적인 진전이 있었다"며 금리추가인하 가능성과 경제개방정도 등을 감안할 때 일본과 같은 유동성함정에 빠지거나 지난 97년과 같은 위기를 겪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한국경기의 회복전망에 대해 크루그먼은 "세계적인 IT(정보기술)경기침체속에서 한국의 주력수출품이 IT부문이기 때문에 수출이 타격을 받고 이로 인해 경기회복이 미국보다 늦어질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또 금융시장의 변화와 개혁에 대해 크루그먼은 "80년대만해도 일본식 은행스타일이 세계적으로 주목받았지만 결국 옳지 않다는 것이 입증됐다"며 "현재의 금융시장변화방향은 기본적으로 옳은 것이며 이와 다른 독자적인 방향의 채택에는 신중을기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종수기자 = jski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