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는 한국에 선물을 안겨줄 것인가. 이번 주의 막을 여는 27일,국제 신용평가회사인 S&P의 국가신용등급팀이 나흘간 일정으로 서울을 찾는다. 한국의 거시경제 상황과 금융시장 및 구조조정 현황 등 경제전반을 점검하고 정부와 국가 신용등급 재평가를 위한 연례협의를 갖기 위해서다. S&P 대표단은 한국 방문의 타이밍을 절묘하게 잡은 것 같다. 현대투신과 대우자동차,서울은행의 해외매각 등 한국 경제의 구조조정 진운(進運)을 좌우할 굵직한 현안들 대부분이 그들의 방한 기간에 '해법'의 중요한 가닥을 잡을 전망이다. 현대계열 금융3사의 경우 지난 23일 미국의 AIG 컨소시엄에 일괄 매각키로 하는 내용의 양해각서(MOU)가 발표됐지만 하루 만에 AIG측에서 주식 인수가격에 불만을 제기,최종 매각협상 전망이 불투명해졌다. 협상 당사자인 금융감독위원회와 AIG간에 어떤 방향으로 담판이 이뤄질지,이번 주를 지켜봐야 하게 됐다. 대우자동차도 매각협상 파트너인 미국 제너럴모터스(GM)와의 흥정이 막바지에 이르렀다. 매매 가격과 함께 부평공장을 매각 대상에 포함시킬지 여부가 막판 쟁점으로 남았다. GM은 부평공장을 제외한 인수 가격으로 7천여억원을 제시했지만 한국측 협상대표인 산업은행측은 부평공장을 포함시키는 것은 물론 전체 매도가격도 더 많이 받아야 한다며 맞서고 있다. 우리 정부가 '8월말'을 협상 시한으로 못박은 터여서 시간에 쫓긴 나머지 자칫 GM의 요구에 꼼짝없이 끌려들어가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대두되고 있다. 금융시장에 '뜨거운 감자'로 재부상한 하이닉스반도체의 처리도 관심깊게 지켜봐야 할 화두다. 주채권회사인 외환은행은 하이닉스의 자금난 완화를 위해 부채중 3조원 정도를 시가로 출자전환하는 방안을 추진중이지만 투신사들이 난색을 표시하고 있다. 채권단은 이르면 이번주중 은행장회의와 전체 회의를 잇달아 열어 하이닉스에 대한 지원방안을 최종 확정할 방침이다. 이번 주에 발표가 예정된 몇가지 경제지표도 관심있게 지켜봐야 할 것 같다. 29일 7월중 국제수지동향이 나오고 31일에는 8월중 소비자물가동향과 7월중 산업활동 동향이 각각 발표될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8월 물가가 5개월 만에 4%대에 진입하는 등 안정을 되찾고 7월 산업 재고가 큰 폭으로 하락하는 등 향후 경기전망에 한가닥 햇빛이 비춰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어 두고 볼 일이다. 재계에서는 오는 30일 대한상공회의소 등 경제5단체 명의로 '규제개혁 건의안'을 정부에 제출키로 했다. 나라 안팎의 경기 침체로 시름하고 있는 기업들이 갖가지 행정편의적 규제의 족쇄에 발목을 붙잡혀 미래 성장기반을 다질 투자조차 못하고 있는 현실은 마땅히 타개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학영 기자 ha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