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경기침체 속에 비용절감을 위한 다국적 기업들의 감원 바람이 주로 미국에 집중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지는 6일 다국적 기업들이 감원에 적대적인 정서가 지배적이고 노동법 규정도 까다로운 유럽 등 다른 지역에서보다 감원을 자연스럽게 인정하고 노동시장도 유연한 미국에서 주로 직원들을 해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포스트는 프랑스 통신업체 알카텔이 최근 수익악화에 따라 유럽 내 공장 100개 중 절반을 폐쇄 또는 매각할 방침이었으나 노조와 프랑스 정부의 반발로 계획을 철회하고 7만명 직원 가운데 4천명을 해고하는데 그친 반면 미국에서는 전체 직원의 4분의 1인 5천명이나 해고했다고 설명했다. 핀란드 이동전화 업체 노키아 역시 최근 3천명을 감원하면서 이 중 절반 이상을미국에서 해고했고 독일 화학업체 바스프가 최근 폐쇄 결정을 내린 4개 공장 가운데에는 미국 내 공장이 2개나 포함됐다. 미국에 집중되는 감원 바람이 미국 기업들에게도 예외는 아니다. 루슨트 테크놀러지는 전세계적으로 2만5천명을 감원할 예정이지만 유럽지역 노조의 강경한 입장때문에 결국 유럽 내 감원 규모를 줄이고 대신 미국 내 감원을 확대할 것으로 예상되고 듀폰 역시 전체 감원인원의 70%를 미국에서 해고하기로 했다. 포스트는 이같은 추세가 나타나는 것은 경기둔화가 미국에서부터 시작됐다는 측면도 있지만 가장 큰 이유는 유럽 등의 경우 노동법은 물론 노동규약이 감원을 매우까다로운 조건하에 인정하고 있고 각국 정부도 노동자 보호에 매우 적극인 태도를보이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워싱턴=연합뉴스) 이도선특파원 yds@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