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락하는 수출, 반전시킬 견인차가 없다''

수출이 줄곧 뒷걸음치고 있지만 침체 일로인 미국과 일본의 경기회복에 기대를 거는 외엔 뾰족한 대책이 없다.

올해 수출증가율이 정부 전망(10.4%)과 달리 3% 아래로 곤두박질칠 것이라는 전망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최악의 상황이라면 제로 성장의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민간연구소로부터 나오고 있다.

◆ IT경기 회복이 변수 =최근 삼성경제연구소는 올해 수출증가율 전망치를 2.2%까지 낮추면서 세계 IT경기가 살아나지 않으면 수출 회복을 기대하기 어려운 것으로 분석했다.

반도체 컴퓨터 등 정보기술(IT) 관련 제품의 국제가격이 너무 떨어져 이 상태로는 마이너스로 돌아선 수출을 견인해 내기가 어렵다는 분석이다.

무역협회 역시 올해 IT제품 수출이 지난해 수준에 머물 것으로 전망했다.

반도체 LCD(액정표시장치) 컴퓨터 등 IT제품은 전체 수출(지난해 기준)의 37.8%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커졌다.

그러나 이들 제품의 수출이 월별로 최대 30%나 줄어든 상황에서 다른 대책을 마련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반도체 수출은 국제가격 하락으로 인해 직접적인 타격을 입고 있는 마당에 최근에는 조립.임가공물량마저 줄어들어 관련업계의 어깨를 짓누르고 있다.

컴퓨터와 LCD도 가격하락 및 수요 부진으로 수출의 어려움을 호소하기는 반도체 업계와 진배없다.

15인치 LCD가격은 지난해 12월 개당 4백2달러를 호가했으나 지난 4월에는 2백80달러까지 떨어졌다.

◆ 경기 회복 전망과 대책은 =정부는 수출관련 대책회의를 할때마다 미국 경기가 하반기부터 회복될 것이라는 전망에 큰 기대를 걸어왔다.

미국 경기가 풀리면 침체 국면을 보이고 있는 동남아시장 등에 대한 수출도 동시에 회복될 것이라는 기대였다.

그러나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지난 14일 발표한 미국의 4월 산업생산 동향은 이같은 기대에 제동을 걸기에 충분했다.

산업생산이 7개월째 내리막길을 걸으며 4월에도 0.3%나 떨어진 것.

이는 미 경기 둔화세가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는 의미로 하반기 경기 회복에 대한 전망도 그만큼 불투명해졌다.

정부는 수출 부진을 극복하기 위한 대책 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이한동 국무총리가 단장이 돼 플랜트(대규모 산업설비) 수주를 위한 중동 무역사절단 활동을 벌인데 이어 장재식 산업자원부 장관이 오는 18일 수출업계 및 수출지원기관과 함께 수출지원대책위원회 회의를 열어 지원책을 논의할 예정이다.

김수언 기자 soo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