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경기 둔화에도 불구, 테마공원으로 향하는 발길은 줄어들지 않고 있다.

경기 침체 조짐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는 데도 테마공원이 상대적으로 활기를 띠고 있는 것은 소비 심리가 위축된 미국인들이 고가의 해외여행 대신 부담없는 테마공원을 즐겨찾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부진한 소비 심리를 반영, 호텔 레스토랑 등 다양한 부대시설을 함께 갖춘 소위 ''여행용 테마파크''보다는 무박으로 하루를 즐길 수 있는 ''지역 테마파크''의 인기가 상승하고 있다.

경기 둔화가 테마파크의 차별화를 몰고온 셈이다.

지난해 북미지역의 테마파크 매출액은 1999년보다 5억달러가 증가한 96억달러.

업계 전문가들은 기상이변만 없다면 올해의 매출액이 1백억달러를 무난히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플로리다주 템파베이의 테마파크인 부시 가든스는 지난해 입장객수가 5백만명에 달해 전년보다 28% 급증했다.

유니버설스튜디오 매직마운틴과 함께 미서부 3대 테마파크중 하나인 시월드도 입장객수가 1999년보다 11% 늘어나며 5백만명을 넘어섰다.

최대 입장객(1천5백40만명)이 몰린 디즈니월드의 매직킹덤은 전년보다 소폭 늘어났지만 2위를 차지한 디즈니랜드는 3% 증가한 1천3백90만명을 유치했다.

월트디즈니의 공원·리조트부문 회장인 폴 프레슬러는 "경기 둔화가 테마파크 산업에 영향을 미치겠지만 그 정도는 심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프레슬러 회장은 "거창한 휴가 계획을 취소하고 자동차로 휴가지를 찾는 사람들이 늘어남에 따라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중소도시 테마파크들이 특수를 누릴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실제로 디즈니랜드 입장객중 70%, 디즈니월드의 50%는 직접 차를 몰고 오는 손님들이다.

디즈니측은 또 입장객 전망척도인 ''여행용 테마파크'' 주변의 호텔예약률이 90% 이상을 유지할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유니버설스튜디오의 짐 예거 대변인도 "여름 휴가철이 가까워지면 테마파크가 몰려 있는 올랜도에서 호텔방 구하기가 어려울 것"이라며 "경기가 둔화되고 있지만 테마파크의 입장객수 감소 현상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신동열 기자 shin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