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거래에서 어음과 서류가 사라지고 있다.

LG전자는 지난해 국내 최초로 수출대금 결제방식을 전산화하고 온라인 송금내역 통보시스템을 구축,1백32억원의 비용절감 효과를 거뒀다.

기존의 OA(Open Acount.당사자간 신용에 의한 거래)방식을 완전 전산화해 선적서류의 발송에서부터 네고,대금결제및 입금정리까지 EDI(전자문서 교환)를 통해 실시간으로 처리토록 했다.

LG전자는 지난해 ERP(전사적 자원관리)시스템을 구축하면서 해외 법인및 주요 거래업체를 비롯해 국내외 은행과 금융결제원을 잇는 전산프로그램을 깔았다.

이 결과 해외 바이어가 대금 지급일에 맞춰 결제 내역을 LG전자에 알려주면 자동으로 금융결제원을 통해 LG전자의 거래은행에도 이 내용이 통보되고 실시간으로 입금정리가 완료되도록 했다.

지금까지는 수입업자(바이어)가 대금 지급기일에 입금 후 거래 내역과 금액을 텔렉스나 팩스로 수출업자에게 통보한 뒤 다시 문서로 정리해 거래은행에 통보하는 번거로운 절차를 거쳤다.

LG전자가 지난해 처리한 온라인 무역거래는 6만여건으로 전체 거래의 80%가 넘는다.

60여개 해외법인과 IBM GE 등 "빅바이어"들이 주거래 대상이다.

이같은 거래방식의 최대 장점은 거래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는 것.

당사자간 신용거래이기 때문에 1건당 평균 80달러씩 은행에 지불하던 송금수수료를 아낄 수 있다.

무역서류의 인쇄와 복사비도 필요없다.

바이어가 무역서류를 은행으로부터 받을 때 지불하던 인수수수료와 업무처리비용도 한 푼도 들이지 않게 된다.

LG전자는 OA거래가 완전 전산화되면서 무역거래에 필요한 신용한도를 추가로 10억달러 확보할 수 있었다.

수출보험공사의 승인하에 시티은행 HSBC(홍콩상하이은행) 등 거래은행과 합의해 수출보험 청구를 하지 않는 대신 신용한도를 늘린 것.

금융거래의 전산화로 거래의 안정성과 투명성이 높아진 결과다.

LG전자 외환관리팀의 박태경 과장은 "수작업시 발생하던 데이터의 누락이나 부정확한 자료 입력 등이 완전히 사라져 업무효율성을 크게 높혔다"고 말했다.

지난 95년 OA거래를 국내에 처음 도입한 삼성전자도 이같은 온라인 무역시스템을 통해 45개 해외법인과 컴팩 등 1백여개 기업과 거래하고 있다.

지난해 반도체를 제외한 가전과 통신분야에서만 OA 거래금액이 70억달러가 넘는다.

이는 전체 거래비중의 75%가 넘는 액수.

삼성전자 채권관리단의 이민규 과장은 "거래 기업에 대한 신용평가 등을 통해 OA거래 대상을 지속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종합상사들도 전체 거래의 25% 가량을 이 방식으로 처리하고 있다.

본지사간 거래는 거의 1백%에 가깝다.

LG상사의 경우 월 평균 5천만달러가 넘는 거래를 OA방식으로 처리하고 있다.

이심기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