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연매출 1백억원 고지에 도전한다"

벤처업계가 그 어느때 보다 얼어 붙어있다.

코스닥 시장이 바닥을 기면서 벤처기업의 돈줄은 거의 말라 버렸다.

국내경기 전망도 불투명해 벤처기업이 돈을 구하기가 더 어려워진다는 우울한 얘기도 나돌고 있다.

그러나 모든 벤처기업이 엄동설한에 떨고 있는 것만은 아니다.

독자적인 기술력과 경쟁력으로 소리없이 매출을 늘려가는 벤처기업이 곳곳에 있다.

경기나 증시여건에 아랑곳하지 않고 각자의 목표를 향해 전진하는 벤처기업들.

특히 새해엔 두 자리수 이상의 신장률로 "매출 1백억원 고지"를 점령하기 위해 뛰고 있는 벤처기업이 적지 않다.

이들은 "애송이 벤처" 티를 벗고 매출 1백억원대의 안정적인 기업으로 다시 태어난다는 부푼 꿈을 안고 새해를 맞고 있다.

<>왜 1백억원인가=벤처기업에 매출 1백억원은 특별한 의미가 있다.

맨주먹으로 창업해 매출을 1백억원 이상 올린다는 건 말처럼 쉽지 않다.

어려운 만큼 일단 매출 1백억원을 넘기면 어느정도 안정적인 기반을 다졌다고 평가된다.

전통 중소기업들 사이에서도 매출 1백억원은 "꿈의 고지"다.

우선 벤처기업이 매출 1백억원을 넘기면 초창기 벤처의 위험(Risk)은 극복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벤처기업의 매출액 대비 평균이익률을 10%정도로 보면 매출 1백억원인 회사는 1년에 약 10억의 이익은 남긴다는 얘기.

이 정도 돈이면 직원들 월급주고 사무실이나 공장 돌리는 운전자금은 확보되는 셈이다.

다시말해 돈이 달려 어느날 갑자기 도산하는 위험은 거의 사라진다는 뜻이다.

또 매출 1백억원은 기업이 기업다운 모습으로 다시 태어난다는 의미도 갖는다.

업종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벤처기업이 매출 1백억원을 달성하면 직원 수도 50명 이상으로 늘어난다.

이때부턴 관리와 경영의 필요성이 생긴다.

특히 매출 1백억원 이상의 기업은 대부분 자산이 70억원을 넘어 회계법인으로부터 외부 감사를 의무적으로 받아야 한다.

그만큼 경영투명성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창업 초창기와 같은 주먹구구식 경영형태는 더이상 용납되지 않는다.

<>1백억에 도전하는 벤처=지난 98년 설립된 위성 부품업체인 코스페이스(대표 조경배)는 올해 제2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해 45억원이었던 매출을 올해 최소한 두배인 1백억원 이상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웠기 때문.

자체 개발한 위성 탑재용 국부발진기와 주파수변환기를 세계 3대 위성제작업체인 미국의 SS/L에 납품되는 등 이미 시장에선 기술력을 인정 받았다.

때문에 금년 매출목표 달성은 무난할 것으로 보고 있다.

코스페이스는 매출 1백억원 돌파를 계기로 현재 80여명인 직원도 1백40명으로 늘릴 예정.

또 수출마케팅도 적극 펼쳐 글로벌 벤처기업으로 다시 태어난다는 게 조경배 사장의 다짐이다.

경북 경주시에서 인공토양을 만드는 바이오메디아(대표 조신형)도 새해 각오가 남다르다.

최근 개발한 관상용.원예용 인공토양 제품인 "리틀팜"의 판매를 눈앞에 두고 있는 이 회사의 올해 매출 목표는 1백20억원.

지난해 60억원의 정확히 두배다.

이를 위해 8천5백여평 규모의 제2공장도 완공했다.

바이오메디아는 1백억원 이상의 안정적인 매출을 달성하면 다른 바이오 기업들과 협력해 토양 환경관련 기술개발에도 나설 계획이다.

통신망 관리 플랫폼과 시스템통합(SI)사업을 해온 모다정보통신(대표 이종희 김종세)도 금년 매출목표를 작년 40억원의 3배인 1백20억원으로 잡았다.

특히 회사 설립 10주년인 올해 매출 1백억원 고지를 넘는다면 이 회사는 이동통신 단말 소프트웨어 분야의 토털 솔루션 전문업체로 발돋움한다는 제2창업의 계획을 갖고 있다.

차병석 기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