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량은행에 대한 정부의 판정기준이 오락가락하고 있다.

지난 9월 경영평가 대상이었던 조흥은행과 외환은행을 불과 두 달만에 ''우량은행''의 범주에 포함시킨 것.

금융감독위원회 고위 관계자는 6일 "정부주도의 금융지주회사에 우량은행이 편입될 수 있다"며 우량은행의 범주에 조흥과 외환은행이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조건부'' 승인이라는 꼬리표까지 붙였던 두달 전 경영평가 결과는 자취도 없어졌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부실집합소라는 오명을 의식한 정부가 한빛은행 중심의 지주회사에 괜찮은 은행도 포함된다는 점을 강조하려 했던 것 같다"고 해석했다.

그러나 조흥은행측은 이업종간 통합을 통해 독자 지주회사 설립을 추진하겠다는 기존 방침에 변화가 없다는 입장이다.

한 관계자는 "오락가락하는 정부의 금융지주회사 구상에 지칠대로 지쳤기 때문에 특별한 반응을 보일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반면 외환은행 관계자들은 정부주도 금융지주회사에 들어갈 수 있다는 ''우량은행''이 자기 은행을 염두에 뒀을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외은 관계자는 "정부주도의 지주회사에 편입되든지 국민은행 등 다른 은행과 합병을 하든지 두가지 대안을 놓고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정부의 압박에 부담감을 느끼는 분위기다.

박민하 기자 haha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