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태영 < 이비즈그룹 대표 >

벤처기업이 성장기로 넘어가기 위해서는 전략설정과 가치혁신을 위한 노력이 중요하다.

문제는 어떻게 하면 모든 임직원을 전략에 대해 공감하고 매진하게 만들 것인가 이다.

지금까지 많은 대기업들이 비전설정, 리엔지어링, 리스트럭처링, 프로세스 혁신, e-비즈니스화 등을 내세우며 변화와 혁신의 노력을 해 온 것도 바로 이를 위한 것이다.

창의성이 최대한 발휘되고 환경변화에 따라 신속하게 움직이는 조직문화를 구현하는 것은 벤처기업의 생존을 좌우하는 키워드이다.

<> 성과의 공정한 배분보다는 공정한 프로세스가 더 중요하다 =대부분 기업들은 "공정한 프로세스"(fair process)의 개념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채 연봉제 성과급 스톡옵션 등 다양한 인센티브 제도를 도입하고 있다.

공정하게 성과를 배분하는데만(fair outcomes) 몰두하고 있다.

컴팩의 화이퍼 회장은 지난 91년 값싼 PC시장에서의 엄청난 기회를 간파하고 다양한 인력으로 구성된 팀을 구성했다.

동시에 공정한 프로세스 개념을 적용하여 회사의 전략적 목표에 대한 믿음과 자발적인 협조를 이끌어 냄으로써 6년만에 매출을 30억달러에서 2백50억달러로 끌어올렸다.

어느 기업이든 현재 상태에서 탈피해 혁신을 추구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공정한 프로세스를 도입, 새로운 지식이 창출되고 자발적인 협조가 일어나는 조직문화를 만드는 것임을 입증하는 대표적인 사례이다.

공정한 프로세스를 확립하기 위해서는 세가지 원칙을 지켜야 한다.

첫째, 직원에게 영향을 미치는 의사결정에 직원들을 직접 참여시켜야 한다.

둘째, 최종 의사결정 결과를 직원에게 설명해야 한다.

셋째, 직원들에게 요구되는 행동과 성과기준을 명확하게 설정하는 것이다.

SAP가 극심한 인력난 속에서도 업계 평균의 절반밖에 안되는 이직율 4%를 유지할 수 있었던 것도 성과배분은 물론 공정한 프로세스를 확립하였기 때문이다.

<> 무관리 경영에 의한 창의적 조직문화 실현 =브라질의 셈코(Semco)라는 회사는 지난 20여년간 무관리 경영(Management without Control)을 통해 직원의 창의성과 유연성을 높였다.

직원들이 아이디어를 짜내는 것을 도와주고 각자가 가진 재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는 조직문화를 만들어 낸 것이다.

셈코의 대주주인 셈러(Ricardo Semler)에 따르면 경영자가 직원을 통제하면서 무엇을 해야 하고 어떻게 생각해야 하는지 이야기하는 순간 이미 조직문화는 관료화되고 현상유지(status quo)를 선호하게 된다고 한다.

강제적으로 변화를 추진하는 것은 변화를 가로막는 가장 확실한 방법임을 역설한 것이다.

셈코는 직원들이 무엇을 언제 어디에서 할 것인가는 물론 고정급 보너스 이윤배분제 스톡옵션 등 11가지 보상방법 중에서 자신이 원하는 조합을 선택할 수 있다.

신입직원에게는 6개월 내지 1년 동안 회사의 각 부서를 돌아 다니며 사업을 이해하고 다양한 사람을 만나면서 자기에게 가장 적합한 일을 찾아 낼 수 있도록 하는 "공간속의 상실(Lost in Space)"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러한 무관리 경영을 일관되게 추진함으로써 셈코는 90년대초의 펌프 식기세척기 등을 만드는 단순한 제조회사에서 고부가가치의 서비스 회사로 변신하는데 성공하였다.

<> 창조적 긴장을 통해 지속적인 변화가 일어나도록 해야 한다 =임직원을 통제 관리하기 보다는 신지식인으로 만들기 위한 교육투자를 아끼지 말아야 한다.

각종 의사결정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최대한 보장하는 등 공정한 프로세스를 확립하는 것이 중요하다.

학습 조직을 주창한 센게(Peter Senge) 교수의 지적대로 회사가 중장기적으로 지향하는 비전을 명확히 하고 지금 우리 회사는 어떤 위치에 있는지에 대한 현실을 냉정하게 인식토록 해야 한다.

비전과 현실 사이의 갭을 임직원들이 제대로 이해하고 공유해야만 창조적인 긴장(creative tension)이 유지될 수 있다.

창의성이 발휘되어야만 혁신이 지속될 수 있는 창의적인 벤처문화가 정착된다.

taeyoung@e-bizgrou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