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차에 이은 대우자동차 국제 입찰을 앞두고 자동차부품 업계에 명암이 엇갈리고있다.

영세중소업체들은 대우차가 해외기업에 단독 인수되면 한국 부품업계 전체가 붕괴될지도 모른다는 우려한다.

반면,우량업체들은 해외 직수출(납품)이 늘어나는 등 세계시장 진출 호기를 잡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에 부풀어 있다.

지난 27일 한국자동차부품산업 생존대책위원회(공동위원장 이상일 이영섭)는 기자회견을 갖고 대우차의 해외기업 단독 인수를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대우차 매각을 앞두고 부품업체들이 갖고 있는 불안과 우려를 그대로 드러낸 것. 이날 한국자동차공업협동조합 이사장인 이상일 위원장은 "해외기업 단독으로 대우차를 사들이면 대부분의 국내 부품업체들은 단순 하청기지로 전락하거나 심지어 폐쇄될 위기에 처하게 된다"고 주장했다.

글로벌 아웃소싱을 통해 생산원가 절감을 추구하는 해외기업의 관행으로 볼 때 이같은 몰락은 불가피하다는 것.대책위에 참가한 I사 관계자는 "현대차의 독점은 원하지않지만 살아남기 위해서는 현대차와 다임러크라이슬러의 인수를 지지할 수 밖에 없다"고 털어놨다.

영세 부품업체들은 "현재 국내 완성차 업계도 부품 공급원가를 3~7%가량 낮추고 수출차부품의 해외보증기간을 대폭 늘리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사보다 더욱 까다로운 외국업체가 들어올 경우 대부분의 부품업체들이 설자리를 잃게 될 것"고 우려했다.

더욱이 "만도기계 한라공조 덕양산업처럼 외국자본에 넘어가는 업체들이 계속 늘어나 토종 부품산업 자체 뿌리가 흔들릴 수 있다"고 A사 관계자는 지적했다.

반면 대우차에 대한 의존도가 크지 않거나 국제 경쟁력을 갖춘 이들은 "해외기업들이 들어오면 품질개선 요구가 격심해질 것"이라면서도 "나름대로 탄탄한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는 만큼 큰 걱정은 없다"고 느긋해했다.

이들은 대부분 미국 자동차 빅3가 요구하는 QS9000인증을 갖고 있는 등 기술과 가격 경쟁력이 뒤지지 않는다며 자신했다.

대우차 해외매각을 계기로 세계적인 부품 생산기지로 도약할 수 있는 기회로 활용하겠다는 도전적인 업체들도 있다.

DC모터를 생산하는 동양기전측은 "대우차 문제가 매듭되어지면 대우차 생산확대로 인한 매출 증대와 매출채권 회수기간 단축으로 인한 이자비용 절감 등의 혜택을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공화 SJM 유성기업 등 다른 우량업체들의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다.

"해외기업의 확실한 부품 공급처로 자리잡으면 또다른 직수출 시장을 개척하는데 크게 유리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서욱진.김동욱 기자 ventu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