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 일방적으로 유리하게 되어 있는 인터넷 국제접속료 정산방식이 한국 업체들에게 보다 유리한 방향으로 바뀐다.

멕시코 캔쿤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의체(APEC) 정보통신장관회담에 참석중인 안병엽 정보통신부 장관은 26일 기자 간담회를 갖고 이번 회담에서 인터넷 국제접속료 정산방식을 개선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안 장관은 "이번 회담에서 한국 중국 일본 등 대다수 APEC 회원국들이 인터넷 국제접속료를 상호 접속률에 따라 분담해야 한다고 주장,이 문제를 APEC 정상회담 의제로 채택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미국과 캐나다는 이번 회담에서 국제회선 비용은 민간기업들간의 계약에 의해 이뤄지고 있는 만큼 정부가 개입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국가들이 인터넷 국제접속료 정산방식을 바꾸자고 주장하고 나선 것은 아시아 인터넷사업자(ISP)들이 국제접속료를 전액 부담하고 이를 미국업체들이 독식하는 현행 방식에는 문제가 있다고 보기 때문.한국은 지난 4월 하와이에서 열린 APEC 전기통신실무그룹회의에서 정보 소통량(트래픽)에 따라 국제접속료를 양측이 분담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사용량 정산 모델"을 제시,아시아국가들의 지지를 받은 바 있다.

정보통신업계는 한국이 제시한 "사용량 정산 모델"을 채택,현행 방식을 바꾸고 나면 연간 1천억원에 달하는 미국 접속료를 20~30%쯤 절감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가령 한국과 미국간 인터넷 트래픽 가운데 한국<>미국 접속량이 80%,미국<>한국 접속량이 20%라면 국제회선 사용료의 80%는 한국이 내고 20%는 미국이 내게 되기 때문이다.

캔쿤(멕시코)=김광현 기자 khkim@ 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