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투신 보험 종금 등 3월말 결산을 앞둔 금융회사들이 10조원을 웃도는
대우채 손실에 대한 회계처리 문제로 고민에 빠졌다.

이들은 대우채 손실을 5~6년간 나눠서 털어내는 이연상각을 허용해줄 것을
금융감독원에 건의했다.

6일 금감원과 관련업계에 따르면 펀드에 편입된 대우채 18조6천억원 가운데
자산관리공사가 매입해 준 6조5천억원을 뺀 나머지 12조1천억원이 주로
금융회사들의 손실로 남게 됐다.

이중 6조원 가량은 은행 보험 종금 등 펀드에 돈을 맡긴 금융회사의 몫이다.

나머지는 6조1천억원은 고객의 손실분담분(50,80,95% 환매)과 증권,
투신사들이 대우채 싯가(평균 35.1%)보다 고객들에 더 얹어준데 따른 손해다.

특히 증권 투신업계는 대우채 환매과정에서 5조원 안팎의 손실이 났다.

이를 모두 99회계연도(1999년4월~2000년3월)에 반영하면 적자나 자본잠식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손실규모에 따라 일부 금융회사는 재무건전성이 크게 나빠질 수밖에 없다.

증권업협회 투신협회 등은 금감원에 이런 사정을 설명하고 이연상각을
인정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금감원은 은행들도 지난해말 결산때 대우채를 싯가대로 손실처리
했다며 이번 회계연도에 다 회계처리(일시상각)할 것을 종용하고 있다.

관계자는 "외환위기이후 회계 투명성을 강조하고 있는데 손해난 것을 감추는
것은 곤란하다"면서 "손실은 증자나 이익을 내 메워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이 문제를 아직 결론내지 못해 이달말 결산때까지 논란이 예상된다.

< 오형규 기자 ohk@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3월 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