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공간에서 음반을 파는 사이버몰이 급증하면서 가격파괴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다.

무려 1백개를 넘는 것으로 추산되는 이들 인터넷 음반매장들은 네티즌
회원을 늘려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CD 테이프 등 각종 음반을 실물매장보다
20% 이상 싸게 팔고 있다.

이에 따라 소비자들은 음반을 더 싸게 살 수 있게 됐지만 소규모 실물매장
을 운영하는 소매상들은 대형할인매장과 사이버몰의 협공을 받아 설 땅을
잃어가고 있다.

최근 발매된 조성모2집 CD의 경우 유통업자들이 산정한 적정가격은
1만2천원.

그러나 인터넷매장에선 8천원대에, 실물매장에서는 1만원 안팎에 판다.

용산전자상가내 음반할인매장에선 9천8백원에 팔고 있다.

뮤직랜드의 종로3가매장과 교보문고의 광화문매장 가격은 9천1백원이다.

뮤직랜드나 교보문고가 운영하는 인터넷매장에선 이 조성모2집 CD를
8천4백원에 판매하고 서울음반의 인터넷매장 뚜띠에서는 8천원, 오케이
CD에서는 8천1백원에 팔고 있다.

음반유통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 정도 가격이면 실물매장에서 이익을 내기
어렵고 사이버몰도 10% 안팎의 손해를 감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른 음반도 사정은 비슷하다.

뮤직랜드의 경우 실물매장에선 적정가격보다 10%(일반인)-15%(회원)
할인판매하고 인터넷매장에선 15%(일반상품)-25%(초특가상품) 싸게 판다.

핫트랙 역시 비슷한 가격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규모가 작은 인터넷매장들은 이들보다 5% 안팎 더 싸게 팔고 있다.

이와 관련, 뮤직랜드의 이강천과장은 "인터넷을 통해 음반을 판매할 경우
건당 2천5백원 안팎의 배송비를 물어야 하기 때문에 따지고 보면 실물매장
보다 싸게 팔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런데도 네티즌 회원을 늘림으로써 잠재력이 큰 인터넷시장을 선점하려고
너나없이 값을 후려치고 있다는 것이다.

음반유통업자들이 파악한 인터넷 음반매장은 1백여개에 달한다.

이 가운데 인터넷뮤직랜드와 핫트랙이 선두를 다투고 그 뒤를 튜브 뚜띠
마이존 등이 추격하고 있다.

< 김수찬 기자 ksch@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2월 1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