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대기업이 부채비율을 2백%이하로 줄이려면 은행권여신의 절반수준인
74조원을 갚아야 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그러나 이들이 조달할 수 있는 자금은 20조원안팎에 그쳐 대출출자전환
(Debt Equity Swap) 등 대책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됐다.

1일 한국금융연구원은 "금융및 기업구조조정방향"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50조원 가량으로 추산되는 30대 대기업의 은행권 무수익여신을 주식으로
전환하면 97년말현재 5백19%에 이르는 부채비율을 2백60%까지 낮출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소유주가 경영권박탈을 우려, 주식전환에 반대할 수 있는 만큼
대출금을 바로 주식전환하기 보다는 전환사채 등으로 해 3~5년안에 상환
하거나 주식을 되사들일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또 은행은 출자전환 주식을 계속 보유하기 보다는 연기금과 개인투자자에게
팔거나 특별목적회사(SPV)로 옮기는게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까지 쌓인 무수익여신을 출자로 바꾸더라도 올해 새로 생길
것으로 보이는 40조원 안팎의 부실채권을 정리하기 위해서는 막대한 재원이
추가로 필요한 실정이다.

보고서는 "우리나라에 신속한 구조조정을 요구하고 있는 국제통화기금
등에 구조조정 재원조달방안을 모색해 주도록 요청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30대 대기업이 구조조정을 통해 조달할 수 있는 재원규모는 유상
증자 6조원, 해외자본조달 4조원, 자산재평가 6조원, 외국인에 대한 자산
매각 4조원 등 20조원(소요재원의 27%)에 그쳐 재원마련 등을 위한 특단의 대
책이 없을 경우 구조조정이 사실상 어렵게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보고서는 은행이 대출기업에 대한 평가를 바탕으로 대출금의 주식전환,
만기및 금리 등 거래조건을 재조정하는 등 대출점검작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 허귀식 기자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5월 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