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기가 심화되면서 시중자금이 갈곳을 찾지 못한채 급속히 단기
부동화되고 있다.

14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11월중 은행등 금융기관의 만기1년미만
단기성수신은 무려 10조1천7백83억원이 증가, 장기성수신증가액 3조4백
74억원의 3배이상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같은 증가액은 올들어 지난11월까지의 단기성수신 증가액 39조5천
4백66억원의 25.7%에 달하는 수준이다.

단기성수신은 특히 국제통화기금(IMF)과 구제금융협상을 벌이던 기간인
지난달21일부터 말일까지 열흘동안 7조2천9백17억원이나 늘었다.
이는 같은 기간 장기성수신 증가액 6천5백43억원의 11배에 달하는 것이다.

작년11월에는 단기성수신과 장기성수신이 각각 3조1천1백59억원과 2조
8천2백76억원 증가했었다.

단기성수신은 은행요구불예금 저축예금 기업자유예금 양도성예금증서(CD)
표지어음과 종금사수신등 만기 1년미만 상품을 말한다.

이처럼 단기성수신이 폭발적으로 증가한 것은 금융위기심화와 일부 금융
기관의 폐쇄설로 불안감이 증폭,예금인출이 늘어난데다 IMF구제금융에
따른 불확실성으로 시중자금이 대기성화하고 있는데 따른 것이라고
한은은 풀이했다.

지난달 예금은행의 수신은 MMDA(시장금리부 수시입출금식상품)와 환매채
(RP) 표지어음매출증가등으로 6조3천9백5억원 늘었다.
그러나 만기1년6개월이상인 금전신탁은 9천5백56억원 증가하는데 그쳐
지난 10월(1조4천2백4억원)보다 증가폭이 줄었다.

한편 지난달 21일부터 30일까지 열흘동안 은행들은 1조8천1백67억원의
여신을 축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자금대출은 7천2백97억원 감소했으며 당좌대출도 1조4천7백41억원
줄었다.

또 무역금융도 3천5백41억원 감축했으며 할인어음만 5천9백55억원늘렸다.

< 하영춘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2월 1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