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보유액이 3백억달러를 간신히 넘어서있다.

외환당국이 산업 수출입은행등으로부터 11억달러의 외환수탁금을
회수하지 않았더라면 3백억달러이하로 떨어졌을게 분명하다.

한국은행은 지난달 수출입은행으로부터 2억달러를 거둬들인 것을 비롯해
산업은행로부터 모두 4차례에 걸쳐 9억달러를 회수했다.

이중 일부 회수분은 만기가 도래하지않은 예탁금이었다.

외환보유액을 3백억달러선에서 방어하려는 당국의 다급한 처지를 엿볼수
있는 대목이었다.

그러나 악화일로에 있는 국내외환보유 사정은 10월을 고비로 한숨돌릴 것
같다.

우선 이달중 외국인주식투자 한도확대(23->26%)로 인해 20억~25억달러
가량의 해외자본이 유입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또 채권시장의 부분적인 개방과 수출착수금 영수한도폐지등의 조치도
이달중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최근들어 종금사들이 해외자산을 담보로 페이퍼컴퍼니를 설립, 해외차입에
적극 나서고있는 점도 국내외환사정에 보탬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다 9월중 무역수지(통관기준)적자가 1백만달러에 그치는등
국제수지여건도 갈수록 호전되고있다.

한국은행이 당초 1백70억달러수준으로 예상했던 올해 경상수지적자규모를
최근 1백60억달러로 하향조정한 것은 이같은 무역수지의 호조에 따른 것이다.

한은측은 이에따라 "10월중 외환보유고는 3백20억달러이상 늘어나고
연말쯤에는 3백50억달러수준에 육박할 것"이라고 보고있다.

국제수지호조와 함께 해외자본유입이 늘어날 경우 미달러화당 원화의
환율도 어느정도 안정세를 찾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한때 9백14원90전까지 올랐던 환율은 이달중 9백원대 초반으로
내려앉아 연말께 8백80~8백90원대에 머물것이라는게 일선딜러들의 관측이다.

그러나 현재 금융시장불안의 주범격인 기아사태가 빠른 시일내에 해결되지
않으면 한국계기관의 지속적인 국제신용도하락으로 해외차입여건이 좋아지지
않을 수도있다.

특히 한국경제전반에 대한 불안감이 확산될 경우 외국인주식투자
한도확대조치도 그 효과를 장담할 수없다는 분석이다.

< 조일훈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0월 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