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그룹중 기아자동차만 정상화시키고 나머지 계열사는 법정관리나
제3자 인수시키는 것으로 사실상 결론이 났다.

류시열 제일은행장과 김영태 산업은행총재, 장철훈 조흥은행장, 신복영
서울은행장 등 기아그룹 주요 채권은행장들은 20일 오전7시 조찬모임을 갖고
기아처리에 대해 이같이 합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장들은 이날 모임에서 기아그룹이 할부금융사등 제3채권기관들로부터
지급보증유예및 채권행사유예동의서와 김선홍회장의 사표를 제출할 경우
기아자동차에 대한 원리금을 1년동안 유예해 주고 추가자금지원을 재개키로
합의할 예정이다.

한편 해외사업장을 방문하고 19일 밤 귀국한 김선홍 기아그룹회장은
강경식 부총리겸 재정경제원장관과 임창열 통상산업부장관 등과 만나
기아그룹 처리방향을 논의할 뜻을 비쳤다.

김회장은 이날 귀국후 여의도사옥에서 기자들과 만나 정부관계자와 협의
의사를 묻는 질문에 대해 "한번 찾아가 만나봐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회장은 회장직 사퇴여부에 대해선 "기아가 죽으면 안된다는 점을 잘
알지 않느냐"며 "흘러가는 물을 막으면 여러곳에서 터진다"고 말했다.

< 하영춘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9월 2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