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그룹이 아시아자동차 매각 방안을 채권단과 심도깊게 논의하기
시작하면서 아시아자동차는 물론 광주시가 강력히 반발, 기아그룹 자구계획
마련에 아시아 매각이 "뜨거운 감자"로 부각되고 있다.

기아그룹은 당초 아시아자동차는 광주공장부지를 전부 매각하더라도
반드시 안고 가야한다는 방침을 세워놓고 있었다.

그러나 채권단은 아시아자동차를 끌고 갈 경우 기아자동차의 "건강한
회생"에 부담이 될수밖에 없다며 22일 채권단회의에서 아시아자동차
매각을 강력히 요구했다.

채권단이 이처럼 강하게 나오자 3자 인수만은 절대로 막아야 하는
기아그룹은 논의를 거듭,내부적으로 아시아자동차 매각의 가닥을 잡아가고
있다.

이같은 소문이 흘러나오자 당장 아시아자동차는 "기아와 아시아는 따로
떼놓고 생각할수 없다"며 "아시아 매각방침을 당장 철회하라"고 즉각
반발했다.

기아자동차만 살고 아시아자동차는 3자에게 매각하는 일만큼은 용납할수
없다는 주장이다.

광주시도 발끈하고 나섰다.

송언종 광주시장은 23일밤 광주KBS의 대담프로에 출연, "지역경제에
막대한 영향을 주고 있는 아시아자동차 회생을 위해서라면 광주공장의
용도변경을 적극 추진하겠다"며 "그러나 만약 아시아자동차가 3자인수돼
생산시설을 광주이외 지역으로 옮길 경우 용도변경을 결코 없을 것"이라고
못밖았다.

광주시청은 이에 앞서 아시아자동차에 "용도변경을 적극 추진하겠다"
공문을 보내왔다.

광주시청의 이같은 입장은 광주공장 부지를 매각해 그룹의 회생자금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채권은행단에게도 큰 부담이 아닐수 없다.

광주공장 부지 26만평은 광주시 서구 내방동 고속버스터미널 인근의
"목좋은 땅"이다.

현재 공장부지로 묶여있어도 평당 2백만원을 호가하는 이 땅은 용도만
변경되면 평당 5백만~7백만원은 쉽게 받을 수 있는데다 고속버스 터미널과
맞닿은 땅은 평당 1천만원도 호가할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광주시이 용도변경을 하느냐 마느냐가 자구계획에 큰 영향을
미칠수밖에 없다.

광주시가 아시아 회생에 이처럼 강하게 나오는 것은 그만큼 이 공장이
광주시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이다.

특히 이 공장이 광주시 생산액의 30%를 차지하는데다 관련인구를 포함하면
고용인구의 40%를 소화해내고 있기 때문이다.

아시아는 현재 이 공장부지를 팔고 같은 광주권의 평동으로 옮기겠다는
것이지만 3자에게 인수될 경우 아예 다른 곳을 털고 나갈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아시아 부지를 팔아 자금을 회수해야 하는 채권은행단도 골치가
아프게 됐다.

아시아자동차 매각 문제는 30일로 다가온 채권은행단회의 때까지 가장
뜨거운 감자로 남을 전망이다.

<김정호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7월 2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