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소프트 쌍용 해태 신세계 현대전자등 대기업들이 잇달아 소프트웨어
(SW)유통시장에 참여하면서 앞으로 시장구조 변화에 대한 업계의 관심이
높아가고 있다.

현재 SW유통시장에 진출했거나 진출을 모색중인 대기업은 대략 7 ~ 8곳.

지난해 LG소프트와 쌍용이 각각 ''LG소프트웨어 프라자''와 ''EB코리아''를
설립.

SW유통에 발을 들여놓은데 이어 최근 엔케이그룹의 ''STE'', 해태의
''해태 I&C''가 차례로 시장에 진입했다.

또 신세계는 지난 4월 설립한 ''신세계 정보통신''를 앞세워 시장진출을
모색중이며 현대전자도 7월초 ''티존코리아''를 통해 사업을 본격화될 예정
이다.

SW업계에서는 이같은 대기업들의 잇단 참여에 대해 체계화되지 못한
유통질서를 바로잡을 절호의 기회라는 시각과 함계 무분별한 SW수입으로
국내 SW산업을 고사시킬 것이라는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우선 유통시장 활성화를 통해 국내 SW산업의 발전을 꾀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나오고 있다.

아직 교육용 및 게임타이틀이나 몇몇 OA(사무자동화)용 SW를 제외하곤
단품판매가 거의 이워지지 않고 있는 SW유통질서가 제자리를 찾으면 국내
SW개발업체의 경쟁력이 한층 강화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또 빠른 시일내 SW시장의 규모 확대가 가능한다는 점도 긍정적인 측면
으로 꼽힌다.

그러나 많은 업계관계자들은 대기업들이 눈앞의 이익을 위해 SW수입판매
에 주력하거나 하드웨어에 대한 구색맞추기식으로 사업을 벌여나간다면
SW산업의 어려움이 가중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미국 및 일본제품이 전체시장이 80%를 차지하고 있는 게임타이틀의 경우
체계적인 유통망이 갖춰지면 수입물량만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그리고 향후 상황이 여의치않아 SW유통에서 손을 떼거나 주거래 품목을
하드웨어로 바꿀 경우 지난해초 한국소프트와 소프트라인의 부도사태처럼
심각한 휴유증을 몰고 올 것이란 분석도 있다.

상당수의 기업들이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포괄하는 복합 컴퓨터매장을
준비중이라는 점에서 이같은 예상이 전혀 근거없는 우려는 아니다.

이에따라 SW업계 관계자들은 대기업들이 당장의 수익보다는 장기적인
비전을 갖고 유통사업을 추진해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SW자체 개발을 위한 노력을 물론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방식으로라도
군소 SW개발업체를 지원, 그 저변을 넓히려는 자세가 요구된다는 지적이다.

한 중견 SW개발업체 대표는 ''국내 SW산업을 대표하는 한글과컴퓨터가
한컴서비스를 설립한데서 보듯 SW개발사가 유통까지 책임져야하는 열악한
구조로는 SW산업으 진정한 발전이 어렵다''며 ''대기업들이 군소 SW개발업체
를 살리려는 노력이 곧바로 유통시장의 확대와 안정을 꾀하는 길이라는
인식을 가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수언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6월 2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