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보, 삼미 등 잇단 대형 부도여파로 종금사및 상호신용금고 등 제2금융권의
여신기피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16일 금융계에 따르면 전국 30개 종금사의 지난 3월말의 전체수신 잔액은
88조5천6백32억원으로 2월말의 84조2백58억원에 비해 한달동안에 4조5천3백
74억원이 증가했다.

반면에 여신잔액은 2월말의 84조3천93억원에서 3월말에는 87조7천3백9억원
으로 3조4천2백16억원이 증가하는데 그쳤다.

이처럼 여신증가액이 수신증가액을 밑돌고 있는 것은 종금사들이 리스크가
큰 기업여신을 축소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같은 현상은 신용도가 낮은 소규모 기업이 대출 주고객인 상호신용금고의
경우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전국 2백36개 신용금고의 지난 2월말 수신잔액은 28조9천8백72억원으로
1월말의 28조8천8백11억원에 비해 1천61억원이 늘었다.

같은 기간중 여신잔액은 27조9천5백48억원에서 27조9천5백40억원으로 불과
8억원이 증가하는데 그쳤다.

한보및 삼미 부도이후 중소기업들의 자금수요가 늘고 있는 데도 금고업계의
보수적인 자금운용으로 여신증가규모가 수신증가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한
것이다.

자금차입이 용이한 일부 리스사와 은행이 출자한 할부금융사 등 여타 비은행
금융기관들도 기업여신을 축소하면서 자금여유 현상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계는 제2금융권에서 자금 여유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는 것은 한보및 삼미
부도에 피해를 본 금융업체들이 리스크가 높은 기업시설자금 대출과 팩토링
금융 등기업여신을 축소하거나 중단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 정한영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4월 1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