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이 느끼는 체감경기가 더욱 가파르게 하강국면을 치닫고 있다.

4일 전국경제인연합회가 매출액순 상위 6백대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해
발표한 산업경기조사결과에 따르면 지난 1월중 경기실적에 대한 BSI는
62까지 떨어져 노사분규가 극심했던 지난 87년8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보였다.

BSI가 1백보다 높으면 전월대비 경기호전, 낮으면 경기악화를 나타내는데
전경련이 조사한 실적 BSI는 지난 95년 10월 이후 계속 1백이하에 머물러
15개월 연속 경기하강국면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전경련 조사에서 실적 BSI가 70이하로까지 떨어진 것은 10년만에
처음 있는 일로 이는 총파업과 한보부도사태의 충격으로 그만큼 경기낙폭이
컸음을 의미한다.

이번 조사에서는 2월중 경기전망에 대한 BSI도 71에 머물러 경기하강국면이
더욱 가파르게 진행될 것으로 조사됐다.

수출의 경우 환율상승에도 불구하고 주력제품의 공급과잉상태가 지속되고
있는데다 총파업의 후유증까지 겹쳐 여전히 부진을 면치 못할 전망이며
내수판매도 총파업의 영향으로 소비심리가 위축돼 침체국면이 이어질 전망
이다.

자금사정은 대기업들의 투자자금 수요는 둔화되고 있으나 설을 앞두고
발생한 한보철강 부도여파로 운전자금 수급사정이 악화될 것으로 예상됐다.

한편 2월의 고용사정 BSI는 1백2를 기록, 작년 1월 이후 처음으로 1백을
넘어섰는데 이는 기업입장에서는 인력난이 개선되고 있음을 의미하지만
근로자들 입장에서는 그만큼 고용불안이 심화되고 있음을 뜻한다.

<임혁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2월 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