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경기에는 종업원을 쉽게 줄이는 업종이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들어 경기침체가 가속되면서 제조업과
도.소매업 등 전업종의 생산성이 크게 악화됐으나 유일하게 건설업만은
오히려 높아졌다.

올 상반기중 제조업의 생산성 지표인 종업원 1인당 부가가치증가율은
3.4%로 작년 같은 기간의 21.9%에 비해 대폭 하락했다.

또 도.소매업의 종업원 1인당 부가가치증가율도 작년 상반기의 11.4%에서
올해는 6.9%로 절반 가까이 떨어졌다.

반면에 건설업은 1인당 부가가치증가율이 작년 상반기의 14.4%에서 올해
18.6%로 훨씬 높아졌다.

1인당 매출액증가율도 건설업은 21.0%에서 24.2%로 높아졌다.

이처럼 건설경기 부진에도 불구하고 건설업의 생산성이 호전된 것은
업종의 성격상 종업원 규모를 조절하기가 타업종에 비해 상대적으로 쉬운
데다 건설공정의 기계화를 추진, 1인당 생산효율을 높였기 때문으로 분석
됐다.

한은 관계자는 "불경기에는 고용인력을 신축적으로 조정할 수 있고 생산
공정의 기계화를 꾀할 수 있는 업종이 강하다"면서 "불경기를 극복하려면
기업이 탄력적인 인력조절 능력을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조일훈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1월 2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