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들의 요구가 날로 다양화됨에 따라 기업들의 경영도 생산기술 등을
위주로 한 전통적 방식에서 탈피,소비자 욕구 충족을최우선으로 하는
"디자인경영"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돼 관심.

현대경제사회연구원은 25일 "고객가치 창조와 디자인경영"이란 보고서에서
디자인을 제품의 겉모양만 꾸미는게 아니라 소비자의 욕구충족을 최우선으로
기업내 각 부문간 통합과 조정을 이루는 개념으로 확대,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제는 소비자들이 제품을 평가할때 생산기술보다는 자신의 미적, 실용적
욕구를 얼마나 잘 반영했느냐에 더 많은 관심을 갖게 됐다는 것이다.

다음은 현대경제사회연구원이 제시한 "디자인 경영"성공사례 두가지.

그릴 전문 생산업체인 미국의 서머스사와 디자인 전문업체인 피치사는
지난 92년 양측의 판매, 마케팅, 연구개발(R&D), 생산관리 디자이너 등이
공동 참여하는팀을 구성했다.

이 팀은 1단계로 시장조사를 통해 아파트에 사는 소비자들의 요리공간이
좁아 소형을 선호하지만 시중에 나와 있는 소형그릴은 폭발위험성이 높은
부탄가스를주원료로 하고 있으며 그나마 아파트 등에서는 사용이 금지돼
있다는 것을 알았다.

이에 따라 우선 "소형 전기그릴"을 제품개념으로 정한뒤 전기그릴의
단점을 보완하는 디자인의 신제품을 94년 시장에 내놓아 큰 성공을
거두었다.

또 일본의 소니사는 지난 78년 PP센터(Product Planning)를 설립, 기존
디자인부서가 기술종속적인 업무에서 벗어나 새로운 시장을 만들기 위한
제품기획과 회사의 독특한 이미지 창조에 전념할수 있도록 했다.

우선 기존에 갖고 있는 기술로 어떤 제품을 만들 것이 아니라 "언제
어디서나볼 수 있는 TV와 라디오가 있으면 좋지 않겠느냐"라는 생각으로
"소형화"를 기본 개념으로 정한후 기술적으로 이를 해결하려고 했다.

그 결과 나타난 워치맨(휴대용 소형 평면 TV)과 워크맨은 세계적인
성공을 거두었다.

보고서는 위 2개 회사의 성공 이유를 디자이너가 경영전반에 걸친
지식을 갖고 생산, 마케팅, 연구, 개발등 기능간 의사소통을 원활하게
이루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차병석기자>

(한국경제신문 1996년 11월 2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