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 진출한 외산슈퍼컴퓨터업체간의 판매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그동안 한국실리콘그래픽스(SGI)한국IBM 한국후
지쓰등 3개업체가 분할해온 이 시장에 최근 한국휴렛팩커드(HP)가 가세
하면서 국가연구기관과 일부 대기업체로 한정된 국내 슈퍼컴퓨터구매기
관들에 대한 공급업체간 판매경쟁이 한층 치열해지고 있다.

이들업체들은 현재 슈퍼컴퓨터도입을 서두르고 있는 시스템공학연구소
(SERI) 국방과학연구소(ADD) 동명정보대학등 3개 기관을 대상으로 제품
설명회를 갖는등 판촉을 강화하고 있다.

SERI는 내달말께 MPP(초병렬시스템)방식의 60-100기가플롭스급(1기가플롭스
는 초당10억개의 부동소수점 연산이가능한 시스템)슈퍼컴퓨터를 도입키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따라 실리콘그래픽스는 그동안 고가의 벡타방식계열 슈퍼컴퓨터(크
레이사)를 중심으로 공급하던 것에서 MPP방식의 새로운 "T3E"시스템을 계
약일정에 맞춰 국내에 도입,SERI에 공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국IBM도 그동안 SERI 서울대 현대자동차등 5개기관에 판매해온 "RS6
000SP(일명SP2)"를 앞세워 판촉활동을 벌이고 있다.

한편 올초슈퍼컴퓨터업체인 컨벡스사를 인수하면서 이시장에 진출한
한국HP는 최근 발표한 "이그젬플러 X클래스"시리즈가 가격경쟁력이 있
다고 판단,수주경쟁에 뛰어들었다.

이들업체들은 또 내달까지 12기가플롭스급 MPP방식 슈퍼컴퓨터를 도입
키로 한 부산 동명정보대학을 상대로 판촉공방전을 벌이고 있다.

이와함께 한국후지쓰 실리콘그래픽스는 고가에 성능이 우수한 벡타방식의
슈퍼컴퓨터를 도입키로한 국방과학연구소와 각각 구매조건을 협의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슈퍼컴퓨터공급업체들은 삼성그룹을 비롯해 자동차.건설.화학등
산업분야와 일부 타이어업체등에서 슈퍼컴퓨터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
상,국내에서의 판매활동을 더욱 강화해나갈 계획으로 전해졌다.

< 박수진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0월 2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