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이 명품 "프린시피오"로 국내 고급 신사복시장에 도전장을
던졌다.

소득향상과 함께 생활수준이 높아지면서 50만원대이상의 고급신사복에
대한 수요는 어차피 늘어날 수밖에 없다.

그러나 국내 고급 신사복은 국내 의류회사들이 외국에서 로열티를 주고
도입한 브랜드들이 주도하고있다.

또 이탈리아 영국등에서 유명 디자이너들이 직접 디자인한 고급양복들의
매출이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처럼 수입브랜드들이 국내 고급 신사복시장을 독식하고 있는 것은
국내 신사복제조기술이 이들 패션선진국 수준에 미치지 못하는데다
외제를 선호하는 소비자심리도 한몫 거들었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삼성물산 에스에스가 이들 수입브랜드에 맞서기위해 "프린시피오"라는
본격적인 고급신사복을 내놓은 것이다.

삼성은 브랜드인지도에서 이미 시장을 선점하고있는 수입브랜드에 밀릴
수밖에 없지만 제품의 질로 승부하겠다는 전략을 세워놓고있다.

프린시피오는 올해 처음으로 실시한 명품지정제도에서 신사복부문에서
"명품"으로 인정받았다.

이 제도는 한국의류 시험연구원이 국내 의류제품의 경쟁력을 높이고
세계적 수준, 말 그대로 명품을 육성한다는 취지아래 시행하는 제도다.

단순히 어느 정도 기준이상은 합격시키는 다른 인증제도와는 달리
최우수제품들을 엄선하는 제도인만큼 국내외 어떤 품질인증제도보다
까다로운 품질검사를 거쳐야함은 물론이다.

검사는 봉제기술 원단 활동성 착용감 세탁성 외관등 모두 162개
항목에 걸쳐 실시됐다.

프린시피오는 우선 전 제품이 가습봉제라인에서 제조됐다.

온도와 습도를 옷을 입는 계절에 맞춰주는 기술이다.

계절에 맞지않는 옷에서 흔히 발생하기쉬운 파커링현상(외형이
쭈글쭈글해지면서 옷의 형태가 바뀌는 현짐현상)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다.

이 제품의 또 다른 특징 가운데 하나는 기성복이면서 사람의 손길이
적지않게 들어갔다는 점이다.

어깨나 소매통등 입체봉제를 해야만 하는 부위에는 컴퓨터가 정확하게
바늘 땀수를 계산해 봉제하지만 안섶등 세심하게 작업해야하는 부위에는
숙련자들이 직접 손으로 봉제하는 방식을 채택하고있다.

숙련자의 손길은 제조과정 뿐아니라 검사과정에서 더욱 잦아진다.

전 제품이 맞춤복을 검사하는 방식과 동일한 방법으로 꼼꼼하게
진행된다.

최종 제품 한벌을 검사하는데만도 1시간이상이 소요된다는게 삼성물산의
설명이다.

제조 검사과정이 이렇다보니 아무리 첨단 자동화공정을 갖추었더라도
하루 생산량이 한정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삼성물산은 프린시피오의 하루 생산량을 120벌로 한정하고있다.

삼성물산은 이같은 제품경쟁력을 바탕으로 올해 매출목표를 180억원으로
잡고있다.

지난해보다 200%이상 늘어난 목표다.

올 가을 추동시즌의 제품으로는 양모 특정부위의 극소량원료만으로 생산된
"골든베일", 겨울소재로 최고급원단인 캐시미어제품, 100%실크재킷, 100%
캐시미어코트등이 있다.

이들 제품은 1벌에 58만~87만원대이다.

삼성물산은 프린시피오를 앞으로 명품으로서의 위상을 확고히하고
세계일류화 브랜드로 육성할 계획이다.

< 김광현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9월 19일자).